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총회에서 산유국들이 석유생산 감축에 합의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AP통신은 국제 유가가 달러 강세와 수요 감소에 힘입어 지난 4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OPEC 13개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축소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자 원유 가를 배럴 당 100달러 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감산 정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감산에 따른 유가상승이 석유 수요를 재차 끌어내릴 수 있어 섣부른 감산은 쉽지 않다는 게 주요 외신들의 평가다. 회원국 중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생산국이자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은 더 이상의 원유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에 배타적인 베네수엘라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ㆍ이라크ㆍ나이지리아와 같은 친미 성향의 산유국들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하거나 현 생산량을 유지하자는 쪽을 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최근 원유가 배럴 당 100달러 선을 마지노 선이라 밝힌 반면 사우디는 배럴당 80달러를 '레드 라인(red line)이라고 언급했었다. 최근 국제유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고점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2007년 종가보다 14% 가량 높은 수준이고, 5년 전 기준 가에 비해서는 4배 이상이어서 일부 회원국들의 감산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연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은 배럴 당 95.98달러에 불과했다. 지난달 OPEC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이 지난해에 비해 하루 평균 3만 배럴 가량 감소할 것이고, 내년 석유 수요는 200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AP통신은 OPEC이 지금의 하루 생산량인 2,730만 배럴을 유지하면서 이 한도를 사실상 초과하는 생산 분을 줄이는 방식을 '감산을 위한 첫번째 목표'로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생산량 한도보다 일일 60만~80만 배럴 정도 더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량이 사우디에서 발생하고 있다. AP통신은 "원유 가격은 여전히 작년에 비해 높다"며 "회원국들은 높은 이익과 가격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