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청와대 간담회 부담없다"

특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던 종전의 간담회와 달리 점심식사를 겸한 자리인 만큼 「앞으로 잘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는 정도에서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우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간담회에서 정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받기보다는 정부와 재계가 함께 변화를 추진하는 동반개혁 구도를 천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은 정부 고위인사들과 수시로 접촉, 정부의 의지를 파악해왔고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회동을 통해 「재벌개혁 정책의 총론에는 찬성하나 각론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5대 그룹들이 느끼는 긴장감도 과거보다 덜하다. 현대는 9월 중 3~4개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그룹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키로 예고했고 지난 2·4분기 구조조정 이행실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부담스러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는 이미 마련된 구조조정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처지여서 간담회에 큰 의미를 두지않고 있다. 해외에 체류 중인 김우중(金宇中) 회장이 불참하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삼성은 이번 간담회가 새로운 개혁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지난 8·15 경축사 때 밝힌 재벌개혁의 「+3」원칙에 대한 독려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가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삼성자동차 문제에 대해선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했다. LG는 LG반도체를 처분하고 필립스에 박막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 지분 50%를 매각해 거액의 외자를 유치하는 등 수조원대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 다소 느긋하다. SK도 자체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분기별 이행계획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어 간담회에 임하는 심정이 가벼운 편이다. 재계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미 천명된 재벌개혁의 원칙을 재계 수뇌부를 대상으로 재확인하고 실천과제와 향후 비전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동영 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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