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주류시장 빅뱅] 전통주도 멈췄던 성장엔진 재가동

국순당 다양한 상품 마련… 배상면주가 수출 팔걷어
흥진 등 중소 제조업체도 대기업 제휴로 해외 공략

백세주 클래식

새콤달콤 콤주

국내 소비자 외면·수출 감소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전통주 업계가 멈췄던 성장엔진을 재가동한다. 전통주는 소비자들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 온데다 최근 수출마저 주춤하면서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민속주·청주·약주·막걸리·과실주 매출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또 작년 11월까지 막걸리 수출금액은 1,395만8,000달러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약주 수출금액도 90만9,000달러를 기록,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전통주 수출 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벼랑 끝에 몰린 국내 전통주 업계에서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국순당이다.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고연령 고객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은 마련하고 판매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백세주' 출시 23주년을 기념해 올 초 출시한 '백세주 클래식'이 선봉 주자. 백세주 전성기라 꼽히는 지난 2002년 당시 맛과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해 고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나섰다. 또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작년 12월 '새콤달콤 콤주'도 선보였다. 새콤달콤 콤주는 자몽·유자·레몬글라스 등 천연 과실원액을 첨가한 신개념 약주다. 알코올 도수는 9.5도로 낮고,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해 발효를 활성화하는 산소 발효공법으로 뒷맛이 깔끔하다.

국순당 관계자는 "백세주 클래식은 13년 전 제품과 동일하게 잘록한 병을 사용해 현재 판매 중인 갈색 경량병과 차별화를 꾀했다"며 "3년 연구 개발 끝에 탄생한 새콤달콤 콤주도 젊은 층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작년 초부터 강남·홍대 등지에서 시험 판매하며 꾸준히 맛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국순당이 다양한 제품을 앞세운 고객 다가서기라면 경쟁회사인 배상면주가는 고객 접점 확대와 수출 활성화를 반격 카드로 마련했다. 우선 공을 들이는 부분은 수출 물량 증가로 복분자주 '복분자음'을 이달 중 말레이시아에 수출한다. 연내 '느린마을양조장' 4·5호점 문도 연다. 매장 안에서 직접 막걸리를 빚는 느린마을양조장은 현재 양재본점·강남점·센터원점 등 3곳을 운영 중이다. 전통 술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세시주 '을미년 도소주'도 내달 말까지 1,000병 한정 판매한다. 세시주는 세시풍속에 따라 담그는 술로 대보름 귀밝이술·청명주, 단오날 창포주가 대표적이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한류 확산으로 국내 제품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과실주 등 수출 증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해 느린마을양조장 4·5호점 개설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 등 프로모션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은 국내 대기업과 손잡고 수출 확대에 나서거나 장인의 숨결이 담긴 특별한 술로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롯데주류와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재미를 본 영농법인 흥진의 경우 이달 중 나이지리아·미국 등지로 각각 1만8,000병, 4만 병을 수출한다. 흥진은 롯데주류의 도움으로 해외시장 공략 강화하면서 작년에만 8만6,000병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아울러 최행숙 전통주가는 유기농 미인세트·프리미엄 차례주 세트 등 전통방식에 장인의 손길을 담은 구정 상품을 최근 선보이고 500세트 한정 판매 중이다. 이외에 우리술도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한 맥주 맛 막걸리 '재즈막걸리'를 작년 10월 출시,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 '제11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2014'에서 행사용 술로 사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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