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글로벌 기업도시로 뜬다] 한진중공업, 노사 힘합쳐 부산대표 명성 되찾아

부진 털고 5년만에 상선건조 계약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도 수주 행진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 전경.

유창근(왼쪽) 현대상선 사장과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이 지난 10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15만톤급 유연탄수송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이 노사갈등, 수주 부진 등의 어려움을 딛고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선다.

한진중공업은 70여년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명실상부한 대표 기업이다.

한진중공업은 그 동안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와 수주 악화로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그러나 최근 노사상생 기조가 자리 잡으면서 예 명성을 되찾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0일 현대상선이 발주한 15만t급 유연탄 수송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정상화의 청신호가 켜졌다. 척당 가격은 500여억 원에 이른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군함 등 일부 특수선 물량을 제외하고 상선 건조 계약을 맺기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5년여 만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5년간 일감이 없어 구조조정과 순환휴직 등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기도 했다. 이번 수주 계약은 노사 화합의 결실물이라는 데 의의가 크다. 한진중공업 대표노조는 지난해부터 이번 벌크선 수주를 위해 발주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내고 지역 상공계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 노력을 펼쳤다.

한진중공업 최성문 대표이사(조선부문)는 "이번 수주는 노사가 합심했고 특히 노조가 선주사를 직접 찾아가 파업하지 않겠으며 품질은 최고로 하겠다고 약속해 따낸 것"이라며 5년 만의 수주를 노조의 공으로 돌렸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특수목적선 등 고기술ㆍ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 영도조선소를 특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양지원선이나 특수목적선 중심으로 회사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의 재도약과 함께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도 수주행진을 이어가는 등 한진중공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는 올 초 컨테이너선과 가스선 등 12척의 신조 수주를 체결했다. 20피트 컨테이너 6,8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박과 3만8,000㎥급 LPG선 등 12척으로 6억 달러 상당에 달한다.

이어 최근에는 유럽 선주와 20피트 컨테이너 5,4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도 체결했다. 지난해 계약분에 대한 옵션도 4척이 남아 있어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향후 3년간 건조물량도 무난히 확보했다.

수비크조선소는 또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조선소와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각종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조선경기 불황에도 국내외 조선소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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