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방식 달라졌다

영어는 점수보다 회화… 한자·전공실력 중시…
영어면접 강화·'한자 자격증'엔 가산점

대기업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본격화하면서 구직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10대 기업의 경우 올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소폭 늘려 잡았으며 상반기에 전체 채용인력의 약 40%를 선발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은 채용인력을 늘리는 다른 한편으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맞는 새 식구를 맞아들이기 위해 채용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공인영어 점수 위주에서 회화능력을 중시하거나 한자, 전공실력 등에 대한 점검도 까다롭게 하고 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달라진 인재채용 방식을 파악하고 자신의 취업가치를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 점수보다 회화력=상당수 구직자들이 토익이나, 토플 등 공인어학 성적 취득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학점수를 단기간에 올리기란 쉽지 않으며 최근에는 오히려 어학성적 자격 제한을 푸는 기업도 다수 생겨나고 있다.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최소한의 영어 회화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정된 입사 지원자들은 다른 분야의 자격요건에 관계 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실제 영어 활용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영어면접’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지원가능 토익점수를 700점에서 500점으로 낮췄다. 국민은행은 2004년부터 토익 기준을 800점에서 700점으로 완화하는 대신 영어 인터뷰를 통해 말하기와 득기 능력을 종합 평가하고 있다. STX그룹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익점수 기준을 폐지하는 대신 네이티브 영어회화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연령별로 전략 달리해야=졸업연도나 연령을 제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이와 반대로 아예 학력, 연령을 철폐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굳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어학연수를 고집하지 말고 자신의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게 바름직하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2006년 2월 졸업자 또는 2006년 8월 졸업예정자로 지원자격을 한정했다. 자격증 취득, 어학연수 등 취업을 위한 공부를 위해 나이를 먹는 것이 오히려 취업의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 반면 30대 구직자들은 연령 제한이 없는 LG전자, 동부그룹, 한화그룹, CJ그룹, STX그룹 등을 노려볼만 하다. ◇한자ㆍ전공 실력 필수=한자문화권 진출 기업이 늘면서 한자능력도 채용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은 한자급수자격검정회, 한국어문학회, 한국외국어평가원, 한자교육진흥회의 한자능력자격 3급이상 보유자에게 직무적성검사(SSAT) 전형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현대중공업은 채용시 주관식과 객관식이 혼합된 한자시험을 보고 있다. 두산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한자시험을 도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의 인증을 받은 대학 출신의 입사 지망자에게 면접 때 최대 10%의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수시 채용에서 공채로=지원자의 실력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기업들이 ‘공개 채용방식’으로 방식을 변화하고 있다. 인크루트 조사결과 올해부터 37.4%의 기업이 공채방식으로 인재를 뽑을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000년 이후 수시로 신입사원을 채용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정시채용으로 방식을 바꿔 상ㆍ하반기에 두 차례 공채를 진행하는 한편 경력 사원도 월 1회로 통합해 뽑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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