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그룹 회장은 5일 검찰의 고강도 조사에서 지난 99년 SK증권과 JP모건간 주식 이면계약과 2001년 SK글로벌 분식회계 개입 여부에 대해 상당 부분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손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라는 점을 감안, 이르면 이번주 말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무슨 혐의 받고 있나=검찰은 JP모건과의 이면계약에 따라 SK글로벌 등이 1,112억원의 손실을 본 사건과 관련, 손 회장을 상대로 이 계약과 손실보전을 지시 또는 묵인했는지와 SK글로벌의 분식회계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300여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손 회장은 이면계약과 관련, 애초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힐 의도는 없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그룹의 경제사정이 어려워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80년대부터 장기간 계속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과정과 관련, 글로벌 대표이기도 한 손 회장이 개입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캐물었으나 일단 손 회장이 분식회계 과정에서 직접 결제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속된 김창근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임직원들을 조사한 결과 손 회장이 분식 및 이면계약 등을 지휘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이 부분도 기소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사법처리는=검찰은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고 오너인 최태원 SK(주) 회장의 주도 아래 이번 일이 이뤄졌으며 SK글로벌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르면 오는 8일께 최 회장과 손 회장 등 10여명의 관련자들을 일괄기소하고 SK글로벌의 1조원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 회장은 95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고광본,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