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국제금융공사(IFC)와 손잡고 북한에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추진한다. 또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 확대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분야의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해 두 자리 수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승유(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개점식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북한은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상업금융은 당분간 어렵겠지만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해 볼만하다”며 “세계은행(산하의 IFC)에 북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 했을 때 북한에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제안했고, 최근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북한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이전 세계은행과 함께 남미 지역에 진출해 큰 손해를 피한 경험이 있다”며 “인도네시아 등 정치적 리스크(위험)가 큰 곳에 진출할 때는 세계은행과 함께 투자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PT뱅크 빈탕 마눙갈 은행의 지분 61%를 인수하면서 IFC도 19%를 투자하도록 했다. 김 회장은 중국 시장과 비은행 부문의 확대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국내 은행산업은 더 이상 두 자리 수 성장이 힘든 만큼 해외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10년간의 준비를 거쳐 마침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며 “중국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아시아 어디에서도 성공하기 힘든 만큼 반드시 중국에서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특히 동북3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외자계 은행의 진출이 적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동북3성 지역”이라며 “현재 7개인 지점망을 2012년까지 42개로 늘리고 도시상업은행의 지분도 적극 인수하는 등 영업망을 계속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에 집중된 금융지주회사의 사업구도를 다변화하기 위한 비은행 부문의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은행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는 금융그룹의 구조는 문제가 있다”며 “국내 저축은행 인수를 비롯해 모든 M&A에 항상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내년 1~2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수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