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정 운영을 총괄ㆍ조정하는 국무조정실(국조실)이 혁신 워크숍에서 자아 비판에 가까운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국조실은 11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김영주 실장 주재로 혁신 워크숍을 열어 ‘부처간 업무에 대한 조정 능력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주재 발표를 통해 건교부와 환경부의 입장차로 지난해 초 조정 과제로 등록된 뒤 18개월 후인 올해 7월에서야 종료된 국토경관관리체계 구축 조정업무가 지적됐다. 또한 해군과 해경이 상대방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추후 다시 조정하기로 보류된 서해 이북 어장ㆍ어선 조업통제 주관기관조정작업이 대표적인 정책조정 장기화 및 조정 미흡 사례로 꼽혔다.
2002년 영상물등급위(영등위)와 정보통신윤리위가 제기한 온라인 게임 이중 심의 조정문제를 그대로 방치했다 이듬해 ‘리니지2’에 대한 양 기관의 심의 등급 결과에 차이가 난 뒤에서야 영등위 일원화로 재조정했던 일도 문제 사례로 제기됐다.
실제로 국조실의 업무비중(2003년 기준) 가운데 정책조정 업무는 수시 현안 처리(38.6%), 국정상황 파악ㆍ보고(15.8%)에 밀려 4.7% 수준에 그쳤다. 국조실이 최근 100여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정대안 마련(50.3%)이 가장 중요한 조정단계로 선정됐으나 조정 대안 마련 작업은 가장 미흡한 부분 항목에서도 32%로 1순위로 꼽혔다.
조정 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형식적 조정(37.7%), 부처의 일방적 주장에 따른 합리적 대안마련 곤란(25.4%)이 1, 2위를 차지했고 조정 수행 때 애로사항으로는 전문성 부족(39.3%)과 실질적 시간 부족(36.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국조실 업무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는 잘하는 편(63.3%), 보통(29.4%), 잘 못하는 편(7.3%)이라는 점수가 내려진 반면 다른 부서에서 어떻게 느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도움이 되는 편(36%), 보통(42.6%), 도움이 되지 않는 편(21.3%) 순으로 차이가 났다. 김영주 실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국조실 역할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으며 총리실에 대한 요구와 기대도 높아졌다”면서 “국무 조정자의 역할을 끈질기게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