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옛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간 '천연가스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러시아는 벨로루시와 그루지아가 내년 도입할 천연가스의 가격 인상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할 태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벨로루시에 공급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현재의 4배 수준인 1,000㎥당 200달러를 올려 받겠다고 통보했고, 그루지아에 대해서는 현재의 110달러에서 2배가 넘는 23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벨로루시는 130달러 선에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루지아의 경우 인상자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세르게이 쿠프리아노브 가즈프롬 대변인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공급 중단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할 경우 서유럽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폴란드는 벨로루시와 그루지아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의 20%를 공급 받고 있어 이번 가스 가격인상을 둘러싼 마찰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초 서유럽을 강타한 가스공급 중단 파문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서유럽 가스파동은 지난 1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의 가스값 인상안 거부에 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