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산업의 주역들] <2> 진헌진 티브로드 사장

"질좋은 방송서비스 주력"
케이블산업 발전위해 시청료 인상 불가피해
통합 콜센터 구축등 고객서비스 개선 전력


“케이블TV 업계의 덩치가 커졌다지만 아직까지는 통신 업체와 맞짱은 힘들어요. 방송권역이 워낙 잘게 쪼개져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기가 쉽지 않아요.” 서울ㆍ수도권ㆍ부산 등에 20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거느리며 국내 최대 MSO로 군림하고 있는 ‘티브로드’의 진헌진(43ㆍ사진) 사장은 14일 SO업계의 어려움부터 호소했다. “전송망을 기반으로 하는 장치산업이라는 점에서 SO와 유선통신회사는 비슷하지만 자본력에선 경쟁이 않돼요. 결국 케이블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을 묶어 파는 결합상품에서 승부가 갈릴 거라고 봐요.” 티브로드는 ‘국내 최대 MSO’라는 수식어 하나만으로도 케이블TV 업계의 위치가 설명된다. 태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은 자신의 마지막 신규사업이었던 케이블TV사업을 보지 못했다. 이후 경영권을 이어 받은 현 이호진 회장이 97년 경기도 안양에서 SO사업을 시작했고 SO 인수ㆍ합병(M&A)로 몸집을 불려 왔다. 과거 섬유ㆍ화학 부문에서 미디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셈이다. 진 사장은 “양에서 이제는 질로 갈 때”라고 말했다. 올 1월 단행된 CI 변경. 태광MSO에서 티브로드라는 브랜드를 갖게 된 걸 시작으로 연내 통합 고객관리시스템과 통합 콜센터 구축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끊임없이 자금이 필요한 작업이다. “일반 제조업과 달라서 케이블TV 산업은 한 번 설비 구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투자와 망 업그레이드, 부가 서비스 창출이 필수적이에요. 가장 절실한 건 양질의 가입자 확보입니다.” 최근 케이블업계와 시청자 간에 발생하고 있는 요금 관련 분쟁도 결국 이 부분과 연결된다. 진 사장은 “5,000원 이하는 원가도 안된다“며 “적은 시청료로 불안정한 서비스를 하는 것 보다 제대로 된 요금을 받아 질 좋은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시청자 복지와 방송산업 발전 모두에 도움이 된다”며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최근 시장에서 SO의 평가가치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 데 대해서도 “SO를 팔고 나가는 이들의 가치일 뿐, 지속적으로 사업을 하는 이들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며 “수천억원을 들여 SO를 인수한다고 그만큼의 사업성이 있는 지에 대해선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또 “통신사업자가 본격적으로 방송에 진출하면 치열한 경쟁으로 SO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추가 인수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티브로드는 대신 채널사업자(PPㆍProgram Provider) 부분에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운영했던 엔터테인먼트 전문채널인 ‘이채널’ 외에 지난 3월 미국 20세기폭스사와 공동으로 ‘티브로드폭스코리아’ 채널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복수채널사업자(MPPㆍMulti Program Provider)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진 사장은 “MSO 기반 확대, TPS(케이블TV+인터넷+전화)서비스 제공과 함께 콘텐츠 확보가 티브로드의 3대 중점추진 전략”이라며 PP확대의 의지를 표시했다. 현재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홈쇼핑에 대해서는 “CJ, HCN 등이 홈쇼핑 채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티브로드도 유력 홈쇼핑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는 목표로 지분참여를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진 사장은 이호진 회장과 고교동창. 그는 “좋은 친구 둬서 출세한 게 100% 맞다”고 유쾌하게 받았다. “SO가 10년 됐다고 하지만 산업으로 자리잡은 건 1년에 불과해요. SO업계가 받는 스포트라이트나 쓴 소리 모두 ‘산업’으로 정착하는 과정으로 여기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티브로드는 어떤 회사? 295만가구 가입자확보 국내 최대 MSO 경기 수원, 안양, 안산 등 수도권 일대와 서울, 부산 등 전국 14개 권역 20개 SO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MSO. 300만 가구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가입자수로 2위인 CJ케이블넷(205만 가구)과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태광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지난 1월 태광MSO에서 티브로드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4,300억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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