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철 철강제품값 37% 인상] "올것이 왔다" 산업계 채산성 비상

인상폭 예상치 웃돌아 수입가격도 요동 우려
5월달 열연강판등 톤당 1,000弗넘어설듯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의 내수가격 40% 인상 요구는 해외 철강제품의 가격 상승을 초래해 국내 산업계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일철이 조만간 협상을 통해 추가로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다 인상폭도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돌아 국내 산업계는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가격정책을 추구해온 신일철이 톤당 3만엔의 인상을 요구한 것은 파격이라는 점에서 실제 가격 상승폭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격인상 압박을 받아온 신일철이 ‘칼을 빼든’ 만큼 상당한 수준의 내수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를 감안하면 수출가격 역시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 신일철이 일본 시장에서 판매하는 열연강판의 톤당 가격은 7만~8만엔 수준이다. 이를 40%가량 올린다면 톤당 10만엔 안팎에서 내수가격이 형성된다는 얘기다. 반면 신일철이 국내 냉연업계에 수출하는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750달러. 만일 신일철이 다음달 분기 가격 협상에서 내수가격과 같은 폭의 인상을 요구한다면 신일철에서 들여오는 열연강판 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일본 철강업체와의 열연강판 가격 협상은 분기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일철이 이달 중 내수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면 다음달 가격 협상부터 추가 가격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가격의 인상은 우선 국내 자동차업계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수입 열연강판은 상당 부분 국내 냉연업계에서 자동차 강판으로 가공돼 완성차 메이커들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에 주로 자동차강판을 납품하는 현대하이스코만 해도 신일철로부터 연간 160만톤의 열연강판을 수입한다. 따라서 신일철이 열연 가격을 올린다면 올 들어 30%가량 냉연강판 가격을 올린 냉연업계는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가격 부담은 고스란히 자동차 업체로 돌아가게 된다. 국내 조선업계도 주요 원자재인 후판 가격 상승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는 연간 후판 물량 1,200만톤 중 20%가량인 240만톤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용 후판의 일본 내수가격은 8만1,000엔. 국내에 수입되는 가격은 9만2,500엔 수준이다. 조선용 후판까지 톤당 3만엔가량 오르고 100엔당 1,000원 가까이 오른 최근 환율을 고려하면 일본산 후판 수입가격이 톤당 120만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형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일본 내수가격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내수가격을 올리면 수출가격의 추가 인상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추후 가격협상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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