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사계절의 시작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땅의 기운들이 기지개를 펴고 만물이 꿈틀대며 세상과 마주하는 첫 순간이다. 그윽한 꽃내음을 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땅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의 움직임, 눈서리를 이기며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여린 잎을 틔우기 위해 꼼지락거리는 소리, 두터운 얼음을 녹이며 졸졸 흐르는 산골짜기 개울물 소리, 봄의 전령이 돼 힘찬 날갯짓과 함께 재잘대는 새소리까지 봄이 오는 길목마다 참으로 신비로운 움직임들이 마음속 깊이 울려 퍼진다.
자연의 변화와 함께 우리도 새로운 시작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는 아이들의 맑은 대답소리가 학교 운동장에 울려 퍼질 것이고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몸짓에 설렘이 묻어날 것이다. 또 학사모를 부모님께 씌워드리며 상아탑을 떠나는 청춘의 붉어진 눈시울과 은퇴 후 재도약을 위해 연신 계획을 짜는 어르신들의 신중한 펜놀림까지 또 다른 첫 단추를 채워가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때마침 대한민국도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온 세상에 알렸다. 빠듯했던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고 소통과 화합 속에 국민 대통합을 이뤄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가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힘찬 출발이 있었다. 출범 직전 발표한 총 5대 국정목표, 21개 국정전략, 140개 국정과제의 약속을 안고 순항을 다짐했다.
취임식에 초대됐든 초대되지 못했든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우리 국민은 '희망의 시작'이라는 두근거림을 미소와 박수로 그리고 격려와 당부로 화답했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역동적인 대한민국 국민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고 묵묵히 실천의 길로 접어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은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는다.
필자 역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지난해 첫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맞았던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48일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들을 마무리하고 다시 민의의 전당에 섰다. 국민 행복의 길을 열어가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이제 약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고 그 길에서 국민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기 위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필자가 '로터리'라는 귀중한 지면을 할애 받아 국민과 함께 소통을 시작하던 처음 순간부터 지금까지 행복했던 시간들이 이제 아쉽지만 마무리 된다. 그동안 필자의 재주 없는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국민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