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사르트르의 애인이었던 보부아르 여사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금은 천만의 말씀이다. 여성은 그대로의 인간인 동시에 남성과 전혀 차이가 없는 세상이 됐다. 사실 남자와 여자사이의 차이는 아이를 낳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복싱과 같은 격투기에서부터 럭비에 이르기까지 스포츠뿐만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는 군대까지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다. 군대도 남녀혼성의 직장이 된 듯하다. 이제는 아기보고 가사일에 전념하는 남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천년 동안 계속돼온 남녀의 확실한 역할분담과 확고하게 지배적이었던 부권제(父權制)가 허망하게 종언을 고하게 됐다.
즉 ‘성의 사회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옛날부터 남자는 신부를 ‘받아들인다’고 했고 성을 매매하는 곳에서는 ‘여자를 산다’고 했듯이 왠지 남성측이 수요자로 생각돼온 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인간과 동물의 오랜 역사에 공통된 원칙에 의하면 경쟁해 본인을 팔고 선택받는 것은 암컷이 아니라 수컷이라는 사실이다. TV에 나오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암컷은 자신을 팔고자 찾아온 수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하고 마음에 들면 몸을 맡긴다. 수컷은 항상 본인을 팔고자 하는 세일즈맨의 입장에 놓여 있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암컷 쪽인 것이다. 심지어 수컷의 생식능력이 약하면 쫓아내기까지 한다. 수컷이 폭력적으로 암컷과 성행위에 이르는 것은 인간만의 이야기로 동물의 세계에서는 강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 장가를 못 가는 ‘결혼난민’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신부를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입까지 하고 있다. 이것은 결혼시장에서 여성이 명백하게 수요자의 입장이 되고 남성이 공급자가 됐음을 의미한다. 어떤 결혼정보회사의 기준에 의하면 수요자 중심의 결혼시장에서 공급자인 남성이 선택되어지기 위해서는 첫째, 3高(고학력ㆍ고수입ㆍ고신장)가 유리하다.
둘째, 남들과 차별되는 품질보증(즉 라이선스나 전문직업군)이 돼야 한다. 셋째, 외모와 성격이 좀더 여성화돼야 한다. 넷째, 재미없는 회사인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끝으로, 시부모를 모시고 살지 않아야 한다. 우울한 남성 수난의 시대이다. 아무리 남녀차별이 없다고는 하지만 남자들이 짝을 지어 수중발레를 하는 것은 별로 보고싶지 않는 광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