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조만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하면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열린 측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한국 검찰과 미국 사법당국이 7개월 가까이 도피 중인 김 전 대표를 쫓았지만 체포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이번 주 안에 자진 귀국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불법 체류자 신분인 김 전 대표는 장기간 해외 도피로 지친데다 유씨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대표가 90일짜리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간 뒤 세월호 사고 이후 입국하지 않자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김 전 대표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자 검찰은 즉각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또 이민관세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사법당국에 요청해 그의 체류자격을 취소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령도 내렸다.
김 전 대표는 유씨의 경영 승계자로 알려진 유씨 차남 혁기(42)씨와 함께 계열사 경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씨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사실에 유씨와 혁기씨 외 김 전 대표가 공범으로 등장한다.
계열사 대표 8명 중 일부는 1심 재판에서 혁기씨와 김 전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전 대표가 귀국해 체포되면 현재 수배 대상자 중 검거되지 않은 유씨 일가·측근으로는 혁기씨만 남는다.
세월호 사고 당시 미국에 체류하던 혁기씨는 현재 인터폴 공조 수사에도 소재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벗어나 남미 등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90억원 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유씨 장녀 섬나(48)씨는 지난 5월 말 파리 자택에서 체포된 이후 현지에서 한국 송환을 위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의 다른 최측근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도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