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에 타이밍 맞춰라”

CJ홈쇼핑은 지난 3일 밤 10시 40분 한 보험회사에서 여성들을 타깃으로 내놓은 건강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첫 선을 보인 상품이었으나 처음 20분 동안 고객들의 상담 전화는 기대만큼 밀려들지 않았다. 하지만 11시를 기점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고객들이 하나 둘 늘었고 방송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땐 신청 전화가 폭주하기 까지 했다. 이에 대해 방송 진행 담당자들은 `로즈마리 효과`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시간 대에 방송된 KBS 드라마 `로즈마리`에서 주인공인 30대 여성이 암과 싸우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드라마가 끝난 직후 홈쇼핑으로 채널을 돌린 여성 고객들이 건강보험을 대거 신청한 것이다. CJ홈쇼핑은 이번 주에도 같은 시간 대에 같은 상품을 편성해 드라마 후광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각 업체들은`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린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암 보험 상품이 드라마 후광 효과를 적극 활용한 사례라면 MBC의 대장금과 방송 시간이 맞부딪히는 프로그램들은 소나기를 피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청률이 50%를 넘는 드라마와의 맞불 작전은 피하는 대신 가족들이 함께 TV 앞에 모여 앉아 있는 드라마 방영 시간 전후 10~20분을 주로 공략한다. 캠코더, 컴퓨터 등의 가전 제품, 옥돌매트, 안마기 등 건강용품 등 가족 상품을 주로 소개한다. 대장금이 한창 방영 중인 시간엔 상품 판매를 포기하고 아예 옴부즈먼 프로그램과 같은 등 부차적인 방송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은 TV시청자 확보에 있어선 경쟁 상대이긴 하지만 후광 효과나 시간 대등을 잘만 활용하면 매출 증대에 짭짤한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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