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계 경영화두는 글로벌화·공격경영

현대차·롯데·한화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 총력
금호아시아나는 M&A 통한 영토확장 가속
SK "마케팅이 新성장동력"…전담회사 추진



‘글로벌화와 공격경영.’ 무자년 새해를 맞아 재계는 ‘글로벌화’ ‘공격경영’을 경영 화두로 삼았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투자여건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는 올 한해를 새로운 도약의 시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재계는 특히 올해 대형 매물이 쏟아질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규 사업 진출 및 마케팅 강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과 내수시장에서 동시에 영토확장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ㆍ롯데그룹ㆍ한화그룹ㆍ금호아시아나그룹ㆍCJ그룹 등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화’ ‘강한 그룹’ ‘신성장사업 모색’ 등을 강조했다. 또 현대기아차그룹ㆍLG그룹 등은 아직 신년사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투자확대, 성장동력 확보 등을 2008년 경영 모토로 삼은 새해 설계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재계 선두인 삼성그룹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감안해 신년사조차 안 내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창조경영을 구체화시키는 혁신전략을 견실히 벌여나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2일 발표할 신년사에는 글로벌화가 담겨 있을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이미 지난 28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사실상 ‘글로벌화’를 으뜸 전략으로 대내외에 선포한 상태다. 현대차는 해외영업 담당의 김용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을 필두로 해외영업담당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기아차도 상무ㆍ이사급 해외영업담당 임원을 대거 승진시켰다.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에 따른 글로벌 판매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롯데그룹은 2008년을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태세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2008년 신년사에서 “내수시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착실하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영은 우리 그룹이 역동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ㆍ중국 등에 진출한 유통 부문과 중동 카타르에 생산거점을 마련 중인 유화부문 등 글로벌 사업으로 그룹의 향후 성장엔진을 새롭게 장착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 한화그룹 역시 ‘글로벌화’에 사활을 걸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한화는 앞으로 ‘비극태래(否極泰來ㆍ막힘이 극에 달하면 좋은 일이 찾아옴)’의 미래를 나아갈 것”이라며 “글로벌 한화를 향한 대변혁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올해 큰 성과를 낼 각오인 한화그룹은 계열사 중 한화석유화학이 중동지역에 6조~7조원을 투자, 유화공장을 건설하는 동시에 한화건설은 플랜트 수주 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 또는 유럽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M&A 하겠다는 복안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영 화두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2008년 기업경영환경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애그플레이션 등의 이슈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 신성장 사업 모색과 사업역량 강화, 성과를 창출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혁신과 창의를 새해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격경영’을 전면에 내건 대표적인 그룹은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26일 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강한 그룹, 500년 영속기반 구축’을 비전으로 삼아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과감한 M&A 전략을 펼쳐 영토 늘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 물류ㆍ관광레저사업을 미래동력으로 삼아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건설ㆍ항공ㆍ타이어ㆍ석유화학 분야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SK그룹은 공격 마케팅을 핵심 무기로 택했다. SK그룹은 올해의 성장 동력을 마케팅으로 설정하고 1월 중순께 계열사 통합 마케팅을 담당할 전문회사를 설립, 주유ㆍ이동통신ㆍ초고속인터넷ㆍ금융을 결합한 통합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올해는 부족한 힘을 계열사가 ‘같이’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글로벌 성과 창출 ▦SK밸류의 지속적인 변화 발전 ▦행복나눔 등을 통해 확고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자”는 신년 메시지를 던졌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불확실성 대비’, LPL은 ‘정상 도전’, 하이닉스는 ‘최고주의’를 각각 새해 화두로 던졌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항상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고,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해 전임직원이 노력해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올해 흑자반전에 성공한 LG필립스LCD는 ‘열정과 실력, 팀워크로 정상에 도전합시다’고 적은 대형 액자를 각 사무실에 걸고 1등 기업을 목표로 세웠다. 28일 신년사를 공개한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하이닉스 최고주의’를 발전시켜나가는 한 우리는 예상보다 더 빨리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며 “2008년은 진정한 ‘지속가능 경영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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