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 대한수출이 4년만에 적자로 반전, 대미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코트라(KOTRA) 북미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수출은 200억5천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8억4천600만달러보다 2.1% 줄어든 것으로 16일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01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대미 수출은 지난 1월과 3월엔 31.5%와 8.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4월과5월에 각각 2.4%, 14.2% 줄어든데 이어 6월엔 적자 폭이 20.0%로 확대되는 등 급속히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도 자동차(-1.7%)와 무선통신기(-24.8%), 반도체(-8.6%), 컴퓨터(-29.4%), 의류(-34%) 등이 일제히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번째 수출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이 이 처럼 줄어든것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등 경쟁국의 부상으로 국산품의 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적자 반전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다중국, 일본, 대만 등의 수출은 상당한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 트레이드 아틀라스(World Trade Atlas)'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7.88% 급증했으며, 일본과 대만으로부터의 수입도 각각 8.0%와 4.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내 수입시장 점유율이 2003년 24.07%, 2004년 27.23%로 1위를 고수했던 한국산 무선통신기는 올 1-5월 점유율이 20.70%로 곤두박질쳐 중국(29.43%)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산 반도체도 2003년과 2004년 미국 내 수입시장에서 가장 높은 15.57%와 17.00%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으나 올 1-5월엔 점유율이 14.30%로 내려앉아 대만(16.52%)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우리나라의 50대 대미 수출품목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1990년엔 중국제품보다 앞서는 품목이 33개에서 1998년엔 20개, 2002년 18개, 2004년엔 14개로 감소했으나 올들어서는 경쟁력 우위 품목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