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노스보쉬 로크웰오토메이션 사장

"車·반도체 유망…한국 투자할때""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ideal time)입니다. 지난해 세계경기가 침체에 허덕였지만 한국 경제는 꾸준히 성장한데다 올해는 특히 자동차, 반도체, TFT-LCD분야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최대 산업자동화서비스 기업인 로크웰오토메이션의 키이쓰 노스브쉬(Keith D. Nosbusch) 사장이 지난주말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지난 98년 그가 로크웰오토메이션의 CEO에 오른 후 네 번째다. 그동안 그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방한하기 보다 1년에 한차례씩은 의무(?)적으로 둘러볼 정도로 한국시장의 변화 자체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을 방문하자마자 하루 동안 현대자동차, 태영 등 10여개가 되는 고객들을 직접 찾아 세일즈맨 역할을 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한국시장은 아직 전 세계 시장 매출에 비하면 2%도 채 안되지만 산업자동화 서비스 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다"는 노스브쉬 사장은 "이번에는 한국에도 로크웰의 e매뉴팩처링 프로젝트를 잘 알리고 싶어서"라고 방한 목적을 서슴없이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노스브쉬 사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로크웰의 야심작. 공장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고장을 일으키기 몇주 전에 부품 교체 계획을 짜고 온라인으로 즉시 발주해 높은 생산성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유지시킨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새로운 방식의 자동화서비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업, 생산현장, 부품공급자로 이어지는 체인망을 통합해 준다"는 노스브쉬 사장은 "온라인으로 부품 발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협력관계가 더욱 밀접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포스코, 태영을 비롯한 몇몇 대기업들이 로크웰의 e매뉴팩쳐링 소프트웨어 모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두 번씩이나 한국을 찾는 그의 발품 덕에 세계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로크웰오토메이션은 한국에서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얼마 전에는 태영에서 수처리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처리 분야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올해 특히 한국시장에서 해양산업, 자동차, 반도체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한국에 대형 신규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반도체 분야와 TFT-LCD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앞으로는 산업자동화에 관련된 부품공급ㆍ서비스ㆍ컨설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생산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것. 올해가 최상의 시기라는 그의 말이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있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늦어도 올 여름 안에 로크웰오토메이션이 공장 설립을 위해 국내 대기업 계열회사 하나를 인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키이쓰 노스브쉬 사장은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에서 전자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뒤 74년 산업자동화 업체인 알랜브래들리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제품기획 및 개발 이사를 역임했다. 85년 알랜브래들리가 로크웰에 인수된 후 부사장을 거쳐 98년 로크웰오토메이션 사장으로 발탁됐다. ◇로크웰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 북미 지역의 최대 산업자동화서비스 기업이다. 지난 85년과 95년에 자동화 제어기업체인 알렌 브래들리(Allen-Bradley)와 공업용 모터제조업체인 리라이언스 일렉트로닉(Reliance Electronic)을 각각 16억 달러에 인수해 공장자동화 부문에서 전 세계 선두업체로 발돋움했다. 로크웰 그룹의 주력 인 로크웰오토메이션은 지난해 연 매출 4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국내는 지난 85년 설립된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를 통해 진출해 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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