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순익전망 줄줄이 하향 조정 경비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

●은행 내년 경영 얼마나 어렵길래…
국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에 수수료 인하 등 순익 감소


올 2조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신한은행은 내년도 실적 전망치를 올해의 80~10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신한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은 밝히기 곤란하지만 내년의 경우 올해보다 순익규모가 적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들이 내년도 경제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순익전망을 대폭 낮춰 잡고 있다. 인건비 등 경비는 최대한 줄일 예정이어서 내년에도 긴축경영이 예상된다.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휘파람을 불었던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이다. ◇은행들 내년도 순익전망 일제히 하향 조정=신한ㆍ하나ㆍ우리ㆍ기업 등 주요 은행들은 내년도 순익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올 1조3,000억원가량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하나은행은 내년의 경우 1조원 이상 수준에서 순익규모가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보다는 이익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은행도 내년에는 올해 성적의 80~100% 수준에서 순익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3ㆍ4분기까지 1조7,314억원의 순익을 내 많게는 2조원 안팎까지 순익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그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내년도 순익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하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실무선에서는 이익을 많이 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국민은 3ㆍ4분기까지 1조9,166억원의 순익을 내 2조~2조2,000억원 안팎까지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정서다. 국민은행의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영업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내년도 순익전망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했다"며 "대내외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실질 달성과정에서는 많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전문 은행인 기업은행도 내년에는 순익규모를 올해보다 10~20% 정도 낮춰 잡고 있다. 최근 중기대출 금리인하로 2,000억원 정도를 쓰기로 한데다 내년도 시장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순익전망치가 줄면서 은행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도 경비를 부서별로 10~20% 정도 줄일 예정이고 신한은행은 최소 더 늘어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정말 어렵나=은행들이 내년도 전망을 잿빛으로 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금융 당국의 수수료와 금리 인하로 이익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송금수수료 인하로 내년부터 연간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사라지게 됐다. 우리은행이나 신한 등 다른 곳 입장에서도 최소 수백억원 이상씩 손실요인이다. 낮아지는 경제성장률도 주요 요소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이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8%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3.5%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은행 성장치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감독 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강화를 지도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문제로 가계대출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은행들 입장에서는 내년도 순익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매년 어려웠지만 내년에는 나쁜 요인만 많고 좋은 모멘텀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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