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교통체증은 숙제로

고도 서울의 옛 모습을 되살리자는 역사적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울역사도시조성’ 계획에는 만만치 않은 장벽이 놓여져 있다. 무엇보다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불거졌듯이 엄청난 교통체증과 예산 문제는 큰 숙제거리다. 광화문 대광장으로 이용될 부지는 이전을 앞둔 문화관광부와 미대사관 자리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지만 광화문 및 서울 성곽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소요될 막대한 예산은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지가 우선 현안이다. 더구나 광화문 앞 세종로 일대는 상습 교통 혼잡지역이라는 점에서 가중되는 시민들의 불편에 대한 해소책이 나와야 할 과제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일대 정비 복원과 함께 서울성곽도 원래 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성곽은 현재 북악산ㆍ인왕산ㆍ남산과 같은 산악에만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고 남대문과 동대문을 비롯한 서울시내 중심지 성벽은 대부분 파괴된 상태다. 사라진 성벽 구간 중 복원이 가능한 곳을 최대한 원래 모습대로 살려내는 것은 광화문 복원 못지않은 비용이 드는 국책사업이다.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 개방과 서울성곽 복원 비용은 당초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커질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와 관련, 일부에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이번 계획이 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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