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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공격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이 지난 20일 대변인 성명에서 "핵 타격 수단이 소형화·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라며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내외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 백악관은 일단 이를 일축했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대변인은 "북한 핵 능력에 대한 평가는 기존과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에는 소형 핵탄두를 만들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반대 견해도 없지 않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월14일 국회에서 비슷하게 답변했다.
엇갈리는 정보를 종합하면 대륙 간 탄도미사일 정도의 크기에 탑재할 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다종화하고 소형화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이 그동안 제시해온 소형화 기준은 무게 1톤에 지름 90㎝ 수준. 이 정도 크기라면 대륙 간 탄도미사일에 적재할 수 있으나 다른 투발 수단에 활용하려면 더욱 작아져야 하는데 북한은 아직까지 그런 능력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냉전시대 강대국을 기준으로 삼으면 핵 투발 수단은 탄도탄뿐 아니라 더 작고 다양하다. 장거리 폭격기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동원되고 핵무기가 더욱 소형화하면 일반 대포로도 발사가 가능하지만 북한은 어느 수단과 기술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물론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서방 진영과 러시아·중국 등 5대 강국만이 보유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수중 사출 시험 성공은 대단한 기술이 틀림없다.
그러나 미국의 핵잠수함에 탑재되는 SLBM은 24발이 각각 8~14개씩 자탄을 싣고 있어 잠수함 한 척으로 224개의 독립목표에 대한 핵 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의 SLBM은 오로지 한 척에 핵폭탄 탑재가 의심되고 그나마 단일 탄두여서 성능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만 단 한 발의 핵폭탄이 한국이나 일본에 터질 경우 후유증은 상상 이상이라는 점에서 북의 SLBM은 분명 위협적이다. 한국이 과거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음에도 4년 만에 일본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 등 관계를 회복해나가고 있는 데에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북한 핵무기의 성능은 초보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지역 안보와 국제 정치 질서에는 이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