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20억달러 매입, 환율 1020원 지켜


정부가 대규모 시장개입을 통해 원ㆍ달러 환율 1,020원을 방어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상반기 중 달러당 1,000원대가 지켜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일시적이나마 세자릿수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전 떨어진 1,020원1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원60전 내린 1,018원에 개장했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의 원화강세를 반영하며 1,020원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 1,020원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08년 8월8일(장중 1,017원50전)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환율이 장중 1,017원10전까지 떨어지자 1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당국의 개입물량이 들어오며 1,023원50전까지 반등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월말 종가관리를 위해 이날 하루 약 20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매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하락 속도가 당국의 원고방어 의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당국 외에는 국내외 모두 뚜렷한 원화약세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4월 수출실적에서 확인했듯이 환율과 수출 간의 연관성이 희박해 당국이 강하게 개입할 명분이 떨어진다"며 "다만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속도조절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주 중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으로 원ㆍ달러 환율 하방압력이 높지만 당국의 개입의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국이 6월 한달간 1,000원선을 막더라도 하반기에는 1,000원 아래를 터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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