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해 일자리 확대와 등록금 인하, 빈부격차 해소 등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줄 여러 주문을 쏟아냈다. 대한민국을 상식이 바로 선 나라로 만들고 후보로서 내건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한목소리를 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계속된 경제를 반영하듯 새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대학교수 강성진(49)씨는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경제민주화 바람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상황"이라며 "당선자가 불황 타개책 마련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서울 동대문종합시장에서 원단 도매업을 하는 박종성(53)씨는 "경기가 죽은 지 오래돼 가게 임대료 내고 직원들 월급 주기 벅차다"며 "사람들이 먹고 입고 쓰는 데 부담이 없도록 서민경제를 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창 취업준비 중인 대학생 이종은(24)씨는 "내년이면 경기가 더 어려워져서 취업도 힘들다고 하는데 새 대통령은 기업들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담았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를 새 대통령에게 기대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이혜정(31)씨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복지를 획기적으로 강화시켜달라"고 호소했으며 지난달 첫 아이를 출산한 박성진(30)씨 부부는 "양육비 부담을 덜어줘 아이를 하나 더 가질 마음이 들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등록금과 군 복무에 거는 기대가 컸다. 대학생 정모(20)씨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 하느라 공부할 겨를이 없다"며 "새 대통령이 반값등록금을 꼭 실현해준다면 모든 대학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군 입대를 앞둔 김형수(20)씨는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여준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면 좋겠다"고 웃음지었다.
장애인 이모(35)씨는 "새 대통령에게는 무엇보다 장애인 복지 확대를 부탁한다"며 "특히 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 서비스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에서 지부장으로 있는 한 노동계 인사는 "불합리한 법 제도 개선을 통해 노동자들이 일함으로써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시민들은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에 각자의 바람을 담으면서도 신뢰를 주고 공약을 이행하는 기본을 실현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대학생 한지연(24)씨는 "얼마 전 한 드라마에서 커플이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며 '정직하자'고 다짐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정직의 가치만 지켜도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부산에 사는 정선희(31)씨는 "착한 일 한 사람은 칭찬 받고 잘못한 사람은 벌 받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주세요"라고 호소했고 서울 청량리에사는 회사원 김광준(36)씨는 "억울하게 죽는 사람들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교 교직원 강병훈(31)씨는 "결단력 있게 주관대로 실행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항상 수렴할 줄 아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