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개성공단과 관련해 “서로의 합의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상황에서 이제 세계 어느 누가 북한에 투자를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싣고 나오려고 승용차 지붕에 가득 싸매고 나오는 모습을 전세계인들이 TV를 통해 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4면
박 대통령은 스티브 샤버트 미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북한은 너무도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경제발전이나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개성공단 기업지원 정부합동대책반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입주기업 피해 최소화 ▦가능한 범위 내 최대 지원 ▦수립한 방안의 신속 시행 등 세 가지 원칙을 마련했다.
회의에서는 피해기업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대출과 경협보험 적용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체류인원을 철수시킨 것은 국민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입주기업들이 기업활동ㆍ공장가동ㆍ영업재개 등에 나설 수 있도록 대책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나머지 50명의 우리 국민이 입경을 완료함에 따라 개성공단은 사실상 잠정폐쇄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철수 조치를 ‘파렴치한 망동’으로 비난하면서 “계속 사태악화를 추구한다면 우리는 경고한 대로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추태’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런 파렴치한 망동으로는 개성공업지구를 완전폐쇄 위기에 빠트린 저들의 범죄적 책임을 절대로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