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이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이스탄불 게지공원에서 19일 동안 머물던 시위대를 15일(현지시간)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번 진압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시위대에게 16일까지 게지공원에서 나가지 않으면 진압하겠다고 경고한 지 2시간여 뒤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수도 앙카라 교외 신잔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집회에서 "내일 우리(정의개발당)는 이스탄불에서 집회를 한다"며 "공원을 떠나지 않으면 공권력이 어떻게 대처할지 알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후 처음으로 게지공원 진압에 나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으며 이스탄불시 당국은 불도저와 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시위대가 친 텐트와 바리케이드 등을 치웠다.
탁심광장에 있던 경찰은 진압에 앞서 "이것은 불법행위다. 마지막 경고다. 해산하라"고 경고하고서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게지공원을 진압했고 광장 출입을 통제했다.
시위대가 치료시설로 쓰던 공원 인근 호텔에서는 구급차들이 부상자들을 이송했다.
정의개발당은 '전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는 슬로건 아래 이날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으며 16일에는 이스탄불 공항 근처의 카즐르체시메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도 이번 시위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며 외국과 국내 불법 단체들이 체제 전복을 시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법과 민주주의, 투표함과 함께 저항할 것"이라며 이날 모인 지지자 수만 명에게 내년 3월 예정된 지방선거의 투표를 독려했다.
반면 반정부 시위대의 주축인 탁심연대는 이날 오전 공원에서 떠나지 않겠다며 전날 에르도안 총리의 해산 요청을 거부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 탁심연대와 간담회를 하고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이스탄불 게지공원의 재개발 계획에 대해 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며, 공원을 점령한 시위대에 해산을 요청했다. 탁심연대는 '모든 곳이 탁심이며, 모든 곳에서 저항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모든 불공정하고 부당한 것들에 대한 저항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점령 19일 만에 게지공원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탁심연대는 이날 오후에 낸 성명에서 정의개발당이 16일 오후 4시 이스탄불에서 집회하는 것에 맞춰 같은 시각에 탁심광장에서 사망한 시위대 4명을 추모하는 집회를 개최한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트위터러들은 '내일 탁심에 100만명이 모이자'는 해시태그(#)를 붙여 탁심연대의 발표 내용을 공유해 16일 이스탄불 시내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