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확대와 근로시간 단축은 각종 할증임금을 증가시키고 휴일 및 연장수당을 중복 지급하게 해 국내 기업의 임금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통상임금·근로시간단축 등 노동정책 이슈와 우리나라 임금경쟁력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최근 노동정책 이슈가 되고 있는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근로 할증률과 관련, 한국과 산업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경우를 비교해 임금경쟁력을 분석했다. 특히 '휴일근로에 대한 연장근로 가산수당 중복 할증'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최근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에 대해 연장·휴일근로 할증을 중복 적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일부 등장함에 따라 이 같은 상황을 가정한 결과를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에 있는 근로개정법 개정안에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포함하게 되면 가산수당이 중복 지급될 가능성이 높고 일본에 비해 임금경쟁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법정근로시간인 주 5일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에 대해서 정상근로 대비 3배(해당 근로의 대가 100%+휴일근로 할증 임금 50%+유급휴일 임금 100%+연장근로 할증 임금 50%=총 임금 300%)에 달하는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휴일근로가 야간에 이뤄질 경우 야간근로수당 50%까지 추가돼 최대 3.5배의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반면 일본의 임금체계에서는 유급휴일을 연장근로로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휴일근무시 휴일근로와 야간근로 할증임금만 가산돼 최대 1.6배(해당 근로의 대가 100%+휴일근로 할증임금 35%+야간 근로 할증임금 25%=총 임금 160%)의 임금만 지급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키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이러한 할증요금 증가를 더욱 가중시킨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과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정기상여금의 50%만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휴일근로 임금이 현재 임금 대비 약 12.5% 상승한다. 여기다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돼 중복 할증되면 휴일 임금은 현 임금 대비 32.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일본 임금체계하에서 받을 수 있는 휴일임금의 약 1.8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할증임금이 중복 적용된다면 우리 기업의 임금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양규 연구위원은 "이처럼 임금 상승폭이 커지는 이유는 통상임금이 증가한 영향이 각종 할증임금의 증가로 나타나고 여기에 더해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이 중복 지급되기 때문"이라며 "대법원 판결로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고 그 영향은 이제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휴일 및 연장근로 임금을 중복 할증하게 되면 기업의 노동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생산성 향상이 즉각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며 "임금경쟁력 하락을 방지할 수 있는 노사정 대타협 방식의 할증임금 조정이나 일시적 임금상승 자제가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휴일근로 시 할증임금 지급률 등 임금규모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