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형 갑부 대약진… 6명 '1兆클럽' 합류

25명 중 19명 재벌가 출신ㆍ6명 자수성가형
박현주ㆍ김정주 회장, ‘부자 TOP 10’에 이름 올려
안철수ㆍ이수만은 1,000억원 이상 ‘신흥부자’


자수성가형 '신흥 부자'들이 재벌 가문 출신 일색이던 '자산 1조원 이상 갑부'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10일 재벌닷컴이 1,813개 상장사, 1만4,289개 비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배당금,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재산이 1조원을 넘는 부자는 지난해 19명에서 올해 25명으로 늘었다. 올해 새롭게 '1조 클럽'에 가입한 부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정주 엔엑스씨(전 넥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김준일 락앤락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6명. 이들은 모두 대기업 가문 출신이 아닌, 스스로 부를 쌓은 '자주성가형 갑부'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현주 회장과 김정주 회장은 올해 처음 상위 10대 갑부 대열에도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평범한 증권맨에서 출발해 대형 금융그룹을 일궈낸 박 회장은 비상장사 주식 등 개인 재산이 2조4,683억원으로 평가돼 6위에 랭크했다. '카트라이더' 등 인터넷 게임으로 국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 회장도 8위(2조3,358억원)에 올랐다. 이 밖에 엔엑스씨와 함께 게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도 12위(1조8,251억원)에 올라 국내 게임업계에서 1조 클럽 갑부가 2명이나 탄생했다. 17위에 이름을 올린 이민주 회장은 지난 2009년 케이블방송 C&M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주식,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터트리며 1조3,166억원의 재산을 모았고, 플라스틱 주방용품으로 선풍을 일으킨 락앤락 김준일 회장도 22위(1조635억원)에 올랐다. 한때 '사기꾼'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바이오산업에 몸을 던진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대기업 샐러리맨'에서 '사업가'로 옷을 갈아입은 지 10년 만에 1조210억원의 재산을 모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9명의 1조클럽 부자들은 모두 삼성(6명), 현대(3명), LG(3명) 등 대기업 가문 출신이었다.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주식자산 8조1,192억원과 비상장사 주식, 배당금, 한남동 자택과 청담동 건물 등 등기자산을 합쳐 자산이 총 8조5,265억원으로 평가됐다. 2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조1,922억원), 3위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2,445억원), 4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조9,191억원), 5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2조8,455억원), 7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조3,645억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1조원까지는 아니지만, 1,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모은 '400대 부호 명단'에는 교수, 연예인 출신 사업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재산은 안철수연구소의 지분가치 등을 합쳐 1,354억원(198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급등해 안 원장의 실제 재산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재벌닷컴의 설명이다. 인기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회장도 SM 주가의 상승 덕에 재산액이 1,865억원(146위)으로 급증하면서 연예인 출신 가운데 최고 부자가 됐다. 인기 영화배우 신영균 제주방송 명예회장도 자녀들에게 증여로 넘긴 회사 지분(한주흥산) 등을 합쳐 1,166억원(228위)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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