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큰코영양(saiga antelope)이 떼죽음을 당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농업부는 이날 “북부 코스타나이 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큰코영양이 지금까지 1만 마리에 달한다”며 “약 16 헥타르(㏊)에 걸쳐서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며 현재 458명의 인원 및 21대의 특수장비를 동원해 처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타나이 지역에선 지난 11일 100여 마리의 큰코영양이 죽은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매일 수백 마리의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당국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초지 부족으로 먹잇감이 부족해진 것이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큰코영양에게 치명적인 파스튜렐라 전염병 발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0년 카자흐스탄에서는 큰코영양의 폐를 공격하는 파스튜렐라가 급속히 번지며 1만2,000여마리가 떼죽음 당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과 몽골, 러시아의 초원지대에 사는 큰코영양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100만 마리에 달했으나 이후 밀렵꾼들의 마구잡이식 사냥으로 지금은 약 10만 마리로 급감했다. 약용으로 쓰이는 큰코영양의 뿔은 카자흐스탄 암시장에서 한 쌍에 75달러(약 8만원)에 거래되는데, 중국으로 밀수되면서 값이 수배로 치솟는다.

큰코영양은 2002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됐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