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상처 치유하는 청춘 소설"

7번째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출간 소설가 신경숙


"한국어를 쓰는 작가로서 우리말로 쓴 아름답고 품격 있는 청춘소설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청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젊은 영혼들의 노트를 들여다보듯 그들 마음에 가까이 가보려고 했습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고귀한 것이니까요." 소설가 신경숙(47)이 7번째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 펴냄)'를 내놓고 18일 출판간담회를 가졌다. 저자는 "청춘은 열병이지만 찬란한 열병"이라며 "젊은이들이 읽으면서 작은 치유와 성장을 하도록 돕자는 마음에서 쓴 성장소설이자 청춘소설"이라고 소개했다. "밥 대신 캡슐을 먹는 시대에도 통용될 인간의 청춘기에 나타나는 불멸의 풍경들에 가장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죠. 한 존재와 한 존재가 서로를 발견하고 마음으로 가까워지며 사랑하고 또 멀어지면서 서로에게 남기는 청춘들의 성장통을 담았습니다." 제목은 시인 최승자의 시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따왔다. "전화벨은 대화하고 소통하자는 서로의 노크 소리 같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대사회는 속도가 대단히 빨라졌지만 개인은 점점 더 고독해지고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의 병은 결국 개개인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것 외에는 치료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마음이 소통되는 그런 것들을 소설에 녹였습니다." 작가는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실은 신화(神話)이고 예술 그 자체"라며 "시험을 잘못 봤다고 자살을 택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 집필은 주로 오전3~9시에 이뤄졌다. "이른 저녁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전3시에 깨는 단순한 생활을 해왔다"는 그는 "작품 속 주인공들이 새벽시간에 거리를 돌아다니고 서로를 찾아다니거나 새벽 빗소리를 듣고 새벽에 어디선가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풍경이 잦은 것은 그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껴지는 것은 젊은이들이 한없이 예뻐보이기만 할 때더라"는 작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도중에 누구에게든 찾아오는 그런 존재의 충만과 부재, 달랠 길 없는 불안과 고독의 순간들을 어루만지는 잡고 싶은 손 같은 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번 소설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신경숙은 "좀 더 충만한 작품을 위해 쉬면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질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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