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월 16일] 장기전세주택 저소득층 소외 안 되게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인기가 치솟아 입주 경쟁률이 높아지자 저소득층이 손쉽게 입주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시프트는 지난주 말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장지 11단지가 무려 15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19개 단지의 상당 부분이 수십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주택 개념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임대주택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임대주택 경쟁이 치열해지면 제때 입주하기가 쉽지 않고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오는 8월부터 재당첨 제한을 위한 감점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2년간 공급된 시프트 5,217가구 가운데 모두 390가구가 중복 당첨됐다. 현행 주택공급규칙상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재당첨 제한이 없지만 서울시는 청약 대기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당첨 후 경과한 기간에 따라 입주자 선정기준의 점수를 깎는 간접제한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시프트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무엇보다 전세금이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지나지 않고 소득에 관계없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어 중산층의 청약이 몰렸기 때문이다. 중산층용 임대아파트가 활성화돼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효과는 있겠지만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복지혜택을 중산층이 차지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대주택이 보편화된 미국 등지에서 소득수준에 따라 임대료를 보조해주는 바우처제도 도입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료를 규제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집을 보수하지 않아 슬럼화하는 경향이 있고 건설사들은 임대료가 규제되지 않는 고가 임대아파트만 짓는 폐단도 생기고 있다. 민간 부문의 임대주택 활성화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으나 아직도 자가주택 보유율은 낮은 편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시프트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점진적으로 거주비용을 주변시세에 접근시키고 소득 등 입주자의 다양한 여건에 따라 일정 부분 전세금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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