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오는 11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남북 당국자 간 실무회담을 개최한다. 지난 4월21일 개성공단에서 남북 당국자 간 실무접촉을 가진 후 50여일 만이다.
통일부는 5일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11일 오전10시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개성공단과 관련한 실무회담을 갖자는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정부는 북한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접촉을 갖자는 표현을 썼으나 우리는 회담의 형식을 갖추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4월 1차 접촉 이후 추가 협의를 위해 회담날짜를 조율해왔지만 두 달 넘게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를 회담 의제에 포함시키느냐를 놓고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며 후속회담이 미뤄져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2차 회담일로 제의한 5월15일 오히려 우리 측에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와 “(개성공단) 관련 법규들과 계약들의 무효를 선포한다”면서 “개성공업지구에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가입 선언으로 최근 극한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가 이번 2차 실무회담을 계기로 극적인 반전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통지문에 회담날짜와 참가자 명단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그동안 이번 2차 회담에서 유씨 문제는 논의할 수 없고 개성공단에 적용하는 기존 혜택을 무효화하는 실무 논의만 하겠다고 주장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회담이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 의제와 관련해 “우리 측 근로자가 두 달 이상 억류된 상황이므로 유씨 문제는 개성공단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라며 "북측도 우리 당국의 이런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정을 고려한 후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2차 실무회담에 우리 측은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파견되며 북측은 박명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국장이 대표로 참가한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회담날짜를 먼저 정해 우리 측에 통보해온 만큼 북측이 대화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