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면서 석유대체연료로 꼽히는 바이오디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유류세를 면제하는 등 적극적인 보급정책을 펼치면서 금호그룹과 SK케미컬, 애경유화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 바이오디젤이 유망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원가경쟁력이 일반경유에 비해 떨어지고, 원료확보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바이오디젤의 사업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오는 7월부터 식물성기름을 함유한 바이오디젤이 국내에서 시판되면 이러한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식물성기름 0.5% 혼합제품 시판= 바이오디젤이란 팜유나 유채유 등 식물성 기름을 화석연료인 디젤 대신 사용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독일의 도심용 버스에서는 식물성 기름만 넣어서 차를 운행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일반디젤에 비해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경유와 식물성 기름을 일정 비율로 섞어 쓰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오는 7월부터 주유소 시판을 준비중인 제품은 일반디젤 99.5%에 식물성 기름 0.5%를 혼합한 BD 0.5이다. 대게 5%의 식물성기름을 혼합하는 외국에 비해 식물성기름의 비중이 낮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자율협약으로 향후 2년간 식물성 기름이 0.5%가 함유된 디젤을 주유소에서 판매하기로 했다”며 “판매추이 등을 보면서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여부, 식물성 기름 함유량 조절 등을 검토할 것”고 밝혔다. ◇초기 경제성은 떨어져= 바이오 디젤을 일반화하는데 어려운 점은 유채유나 팜유가 일반경유에 비해 비싸다는데 있다. 리터당 경유가격은 대략 500원선. 유채유 등은 900원선이다. 또 팜유는 수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물류비가 더 들 수 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 바이오디젤에 한해 소비자가의 60%에 달하는 기름 세금을 면제해줘 판매가격을 일반디젤 수준으로 맞춰주기로 했다. 결국 세금요소를 제외하면 식물성기름의 원가경쟁력은 석유제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현재 20여개 기업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거나 시장참여를 추진중인데 비해 바이오디젤 시장의 규모가 아직 협소해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개 정유사가 바이오디젤을 구매하는 총 금액은 연간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럴 경우 20개가 넘는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평균잡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중 많아야 10% 미만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결빙 등 품질문제 해결해야= 산업자원부는 일반 주유소와는 별도로 화물트럭, 고속버스 회사 등에 한해 자가 주유시설을 갖추면 식물성 기름을 20%까지 섞어 쓰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즉, BD20(식물성 기름이 20%라는 뜻) 제품도 상용화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주유소 판매량과는 별도로 BD20 사용량이 크게 늘어 식물성 기름의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20%의 식물성 기름을 섞을 경우 저온에서 엔진이 정지하는 성능상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과 1월 BD20을 시범 사용한 화물차들이 엔진이 얼어 운행을 못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는 BD20 사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CRDi엔진의 경우 BD20을 넣으면 저온상태에서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같은 품질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BD20 보급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별 주유소에서 식물성 기름을 0.5%보다 더 많이 넣어 탈세를 통해 부당이득을 올리는 사례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