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맞아 IT버블 붕괴 우려 확산

최근 미국 정보기술(IT)업계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닷컴버블’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붐을 일으킨 일부 기업의 주가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평가절하로 급락하면서 2000년 닷컴버블 붕괴를 연상시키고 있다.

당시 벤처기업들에 대거 유입되던 자금줄이 마르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서로 비난과 동시에 맞고소를 일삼았다.

세계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은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7일 주가가 11.7%나 급락, 23.7달러로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한때 1,0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던 기업가치도 65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하는 소셜게임업체 징가도 최고점보다 4분의 1수준으로 곤두박질 치고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릿스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컨설턴트 닉 자하리아스는 “고객들이 갈수록 회의적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투자에 인색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업들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징가는 주 수입원인 가상아이템 매출이 예상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특히 모바일 게임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의 초기투자가들은 기업공개(IPO) 당시 급하게 8,000만주를 매각했으며, 징가의 창업자 마크 핀커스는 지난해 말 IPO 이후 이례적으로 1,600만주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처럼 월스트리트의 경고 속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지만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주변에서는 그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등 엇갈린 분석이 내놓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새기업협회(NEA)는 벤처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인 26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했으며, IPO 기업 등에 대한 가치평가는 인색해지고 있지만 신생 벤처기업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서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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