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70원대로

6.8원 내려 1,079원

환율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인식됐던 '달러당 1,080원'을 깨고 내려앉았다. 원ㆍ달러 환율은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6원80전 내린 1,079원50전에 마감했다. 환율이 1,07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 2008년 8월25일(1,078.90원)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초부터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적완화 기조를 급하게 거두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화가 유로화를 비롯한 각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호주의 1ㆍ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6% 오르면서 예상치를 상회,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호주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이것이 다른 통화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도 외국인이 7,000억원 넘게 주식을 매수하면서 환율하락을 이끌었다. 장 중반에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 참가자들이 달러를 매도해 1,078원40전까지 내려섰지만 외환당국이 21일 기록한 연저점(1,078원30전) 부근에서 개입하면서 1,080원을 살짝 하회하는 수준에서 장을 갈무리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버냉키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초저금리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힐 경우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도 추가 하락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과도한 하락을 막기 위해 추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약달러 현상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달러당 1,050원 아래로 급하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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