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부족 및 건설경기 침체, 건설사 증가 등으로 건설물량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저가낙찰이 만연되고 있다. 일부 공공발주공사의 경우 40%선까지 낙찰률이 떨어지면서 1,000억원 공사를 400여억원에 시행하는 꼴이 돼 부실공사와 저가 하도급 등으로 이어지는 폐단을 낳고 있다.
◇저가낙찰실태=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집행된 공공부문 최저가 낙찰공사는 모두 17건. 이들 공사의 평균낙찰률은 57.10%에 그쳤다. 평균낙찰률은 최저가낙찰제 도입이후 줄곧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2001년 65.77%를 기록했던 낙찰률은 2002년 63.03%, 2003년 60.10%로 나타났으며 올들어는 4월말 현재 57.10%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서는 낙찰률 40%대 공사도 눈에 띈다. 조달청이 올해 집행한 7건의 공사중 4건이 50%대 낙찰률을 보였지만 2건의 공사는 40%대 낙찰률을 보였다. 계룡건설산업이 1,746억원인 진주시 집현~유곡간 도로건설공사를 47.98% 838억원에 수주했고 현대산업개발은 성남~장호원 도로건설공사를 44.77% 1,477억원에 확보했다. 부산 신항 1-1단계 항로준설공사 입찰에는 예정가의 43.68%에 공사를 수주하겠다고 나선 기업도 나타났다.
◇원인 및 파장= 무엇보다 공공부문의 민간 SOC 투자예산 감소 등으로 올해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10%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형건설사 등 발주신청업체들이 물량확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는 공공부문 수주에 올인전략까지 구사하고 있고 일부는 자존심을 내세워 저가낙찰을 감수하며 물량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말 실시된 성남~장호원 도로건설공사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은 자존심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공공부문 발주공사 대부분이 사전적격심사(PQ) 대상공사이거나 적격심사 대상공사인 관계로 추후 공사수주차원에서 저가낙찰을 감수하면서 시공실적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도 저가낙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지 못해 부도를 내거나 건설업 전반에도 부실을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일건설의 경우 송도신도시 1-2공구 공사를 50%대에 수주했으나 끝내 부도를 냈다.
특히 공사수주업체 보다는 이들 공사에 참여하는 하청업체와 현장 건설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저가낙찰은 곧바로 저가자재 사용 및 건설노동자에 대한 노동강도강화, 저임금으로 이어져 부실공사와 근로조간 악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김재호 조달청 계약과장은 “정부가 시민단체 등의 요구를 수용해 최저낙찰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건설업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국내 건설시장이 아직 최저가낙찰제를 시행할 정도로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저가낙찰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