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후 10여건… 창업주 퇴진 사례도중소ㆍ벤처기업들이 극심한 영업부진과 이에 따른 실적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경영진 물갈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등 불황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CEO 물갈이 바람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돼 이달 들어서만 3건에 달하는 등 지난 6월 이후 3개월 동안 대표이사가 바뀐 사례가 알려진 것만도 1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업체의 경우 주주간 갈등에 따라 창업주가 사실상 퇴진하는 사례도 있는 실정이다.
지앤지네트웍스는 17일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와 외자유치 작업의 마무리 등을 위해 재무분석가로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해온 클리프 릉홍정(Cliff Leung Hong Cheung)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달 초 PC 보안전문업체인 잉카인터넷은 전문경영인 출신인 홍상선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정연섭 전 사장을 기술연구소장으로 보직 변경했다.
또 조직도 마케팅과 영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부를 개편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보안업체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실제로 회사측은 이번 신임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기술과 경영을 분리해 전문적인 회사운영과 차기 기술개발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라정보통신도 최근 최대주주인 STI펀드 운용의 의사에 따라 강득수 전 회장과 최종덕 전 대표이사를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태교 회장과 우덕제 대표이사를 새로 선출했다.
표면적으로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절차라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올들어 경영실적이 급속히 악화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것이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실적은 273억원에서 194억원으로 지난해 273억원보다 무려 30%나 줄었고 경상이익도 지난해 96억원 흑자에서 50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지난달에는 경방기계가 아이디에스테크놀로지 대표를 역임했던 송영빈씨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고 미래온라인도 대기업 사업부장 출신의 성기현씨를 새로운 CEO로 받아들인 바 있다. 이외에 에이스디지텍ㆍ성진씨앤씨ㆍ와이즈인포넷ㆍ와이티씨텔레콤 등도 6월 이후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들도 이제는 기술만이 아니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하고 "최근 벤처의 CEO 교체 바람은 영업과 마케팅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