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환자 40%가 말기암

식물상태·뇌질환 뒤이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인공호흡기 등으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40%가 말기 암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보건복지가족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협조를 받아 연명치료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 현재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전국의 256개 병원에서 연명치료 중인 환자는 말기 암 659명(42.4%), 지속적 식물상태 286명(18.4%), 뇌질환 192명(12.3%), 뇌사 77명(5%) 등 1,592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입원환자의 1.67%에 해당하는 수치다. 심평원의 청구자료를 활용해 2007년 만성질환으로 숨진 18만명을 대상으로 임종 한달 전 중환자실 이용자의 연명치료 내역을 보면 이용자의 56.4%가 인공호흡기를 부착했고 30.3%가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2가지 조치를 같이 받은 경우는 22.8%였다. 특히 심폐소생술의 경우 미국(23.1%)보다 적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한달 전 중환자실 입원 평균 일수는 10.6일, 중환자실 이용률은 18.1%로 조사됐다. 순환기계ㆍ호흡기계 말기환자에서 중환자실 이용률과 심폐소생술ㆍ인공호흡기 사용률이 모두 높게 나타난 반면 말기 암환자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말기 암환자에 대한 마약진통제 사용은 62.7%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90%에 크게 못 미쳐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통증치료가 요구된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기준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마련, 오는 28일 보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