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스트레스 이기는 웃음

쾌감 호르몬 분비돼 진통 등 효과

‘하루 한 알 사과를 먹으면 의사를 멀리하게 된다’는 속담이 있다. 만일 사람이 하루 한시간씩 유쾌하게 웃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 역시 병원에 갈 일은 거의 없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웃고 산다면 역시 의사들은 가난해지게 될까. 농담이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지금 같아선 모든 사람들이 날마다 웃고 사는 날이란 요원할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웃음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만큼 환자는 늘어날 터이니 병원들에겐 반가운(?) 현상이지만,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건데 제발 억지로라도 웃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제 의학적으로도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병원들은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돕기 위해 ‘웃음부대’를 운영하기도 하고 적지 않은 의사들이 웃음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64년 미국의 노만 쿠신이라는 저널리스트가 코미디를 즐겨보며 적극적으로 웃어대면서 치료 불능이라던 강직성 척추염에서 벗어난 이후 웃음치료에 대한 관심은 본격화됐다. 그는 매일 10분 정도씩 유쾌하게 웃었는데, 그렇게 폭소를 터뜨리고 나면 극심한 통증도 잊고 2시간 정도 편안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는 50세를 넘기기 어려울 거라는 발병 초기 진단과 달리 75세까지 기분 좋게 살았다. 그 동안의 의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웃음은 스트레스나 분노의 호르몬을 억제하고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 쾌감의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 시킨다. 엔케팔린은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고 진통효과가 뛰어나 그 효과가 마약에 비유된다. 1시간 동안 실컷 웃고 난 직후에는 핏속 면역기능 물질인 인터페론 감마 호르몬이 200배나 늘어난다고 한다. T세포, NK세포 등도 활성화시켜 면역력이 증강되며 환자의 치유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혈액 순환이 촉진되면서도 혈압은 안정되고, 얼굴 뿐 아니라 복근 가슴 근육 등 근육들이 움직이면서 전신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바탕 크게 웃는 것은 5분 동안 에어로빅을 하는 것과 같고 좀더 웃으면 제대로 조깅을 한 것과 같은 건강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웃음을 신체의 ‘내부 마사지’와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불행히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위가 상승할수록, 웃음의 능력은 떨어져 간다. 하지만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추워지는 가을, 웃음으로 건강을 지켜보자.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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