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이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산업은행 사모펀드(PEF)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채권부문 이자에 대해서도 채권단과 동등하게 1대1로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우건설 FI가 보유하고 있는 39%의 대우건설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형식으로 산은 PEF에 참여하는 방안을 FI에게 제시했다. FI는 지분을 보유한 채 산은 PEF 투자자로 참여하면 향후 대우건설의 가치가 상승할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 같은 방안을 원하지 않는 FI에게는 대우건설의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해주고 나머지 원금 8,200억원과 이자 6,300억원에 대해 채권단과 동일하게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 채권단은 원금에 대해서는 1대1로 동일 출자전환하고 이자 6,300억원에 대해서는 1.7대1의 비율로 차등 출자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 및 금호산업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FI는 유한책임사원(LP)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금호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주당 1만8,000원에 대우건설 지분을 팔기 싫은 FI는 산은 FEF에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며 "FI는 이번주 말까지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FI를 압박하고 나섰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대우건설 일부 FI의 비협조로 금호산업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 FI가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FI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워크아웃이 원만하게 진행돼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모두 패자가 된다"며 "금호산업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금호그룹과 협력업체가 피해를 본다면 FI는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