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간 난개발을 막는 광역도시계획제도가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어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역도시계획은 2곳 이상의 인접 시ㆍ군의 관할구역 전부나 그 일부에 대해 장기발전방향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개별 도시나 사업지구 차원의 개발계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난개발을 막기 위한 제도인 셈이다.
하지만 현행제도는 이 같은 취지를 살리기엔 미흡한 점이 많아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적용지역 설정 놓고 갈등우려= 우선 광역도시권을 설정하는 것부터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현행법상 건교부 장관은 스스로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시ㆍ도지사 및 시장, 군수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을 광역도시권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들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광역도시권내에 포함된 복수의 지자체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광역도시권 설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경원대학교 이창수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광역도시권을 설정하는 과정에 관련 지자체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상호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칙없는 그린벨트 조정도 문제= 광역도시계획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조정과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녹지가 상실되면서 인접한 도시지역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연담화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광역도시계획수립 지침은 이 같은 환경보전의 원칙과 상충되고 있다. 보전용지를 조정가능지역에 대폭 포함시킨 것이다. 또 환경적 기준이 아닌 나눠주기식으로 그린벨트구역 해제기준을 만든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침은 그린벨트해제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저층ㆍ저밀도 계획수립이 불합리하다면 중밀도로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이는 그린벨트 해제 시 개발밀도를 자연녹지지역의 개발밀도보다 단계적으로 낮추어야 한다는 개발제한구역 조정원칙과 부딪힌다.
따라서 이처럼 지침과 원칙들이 상충하는 현해 광역도시계획을 개정하지 않으면 본래의 목적으로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도시계획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