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상승장서 낙폭과대株 적극 매수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한 이후 외국인과 더불어 연기금의 매수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특정 업종에 치우친 매수세보다는 낙폭이 큰 대형주 위주의 비교적 고른 매수세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연기금의 집중 순매수 종목의 경우 최근들어 수익률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기금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9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9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연기금은 지난 28일과 29일의 경우 이틀 연속으로 각각 1,200억원어치의 강한 순매수를 나타냈다. 따라서 지난 10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하고 나서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8,700억원으로 늘었다. 증시의 상승 부담과는 별개를 매수세를 지속시키고 있는 셈이다. 1,800선 구간에서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특정 업종에 치우치기 보다는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에 대한 매수세가 눈에 띈다. 이 기간동안 연기금은 하이닉스를 1,211억원어치 사들여 가장 공격적인 ‘사자’세를 보였다. 하이닉스는 이달초 2만원선까지 하락했다가 최근에는 2만2,000원선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삼성물산 역시 같은 기간 연기금이 591억원의 순매수에 나섰는데 5만5,000원대 주가가 6만2,000원선까지 크게 올랐다. 다만 LG전자는 주가가 9만원 후반선에서 보합세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연기금의 경우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철강∙증권∙조선∙ 에너지 등 고르게 매입하고 있어 ‘시장’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연기금이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특히 이전과 달리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업종에 대해 매수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 자체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기금과 함께 외국인 역시 1,800선에서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지수를 들어 올리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일보다 6.36포인트(0.34%) 오른 1,872.81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271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지수가 이달들어 1,800선을 돌파한 날부터 12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15일의 4,439억원 이후 8거래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외국인들은 지수 1,800선 이후 구간에서만 무려 3조7,000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올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금액이 12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12거래일에 30%가 집중된 셈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POSCO와 삼성전자가 1∙2위를 차지했고 이어 LG디스플레이, LG화학 그리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 자동차 관련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3개 종목의 합계 순매수금액은 5,000억원을 넘어서 IT(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업종의 순매수 규모(4,800억원)를 앞질렀다. 외국인들의 경우 이달들어 미국정부가 양적 완화를 지속하기로 발표하면서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을 전망하며 국내 증시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팽창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앞으로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원화 강세 수혜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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