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축제를 즐기자] 미리 보는 격전지-수원CC 신코스

승부처는 '수원판 아멘코너' 7·8·9번홀

수원CC 신코스 8번홀(파5·547야드) 전경. 왼쪽으로 휘어진 형태로 세컨드 샷 지점은 내리막 경사이고 그린은 오르막으로 돼 있어 거리 조절이 쉽지 않다.


제5회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은 경기 용인시 수원CC 신코스(파72ㆍ6,448야드)에서 치러진다. 이곳은 전체 길이와 난이도, 그리고 갤러리의 접근성 등에서 프로골프대회를 치르기에 적격이란 평가를 받는다. 수원CC는 1975년 개장한 수도권 대표 골프장 가운데 하나다. 남녀부가 함께 경기를 치르던 1980년대 초반 수원오픈을 개최했고 1988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제31회 한국오픈을 유치했으며 1994년 제37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를 여는 등 한국프로골프 발전과 역사를 함께해온 곳이다. 1995년 6월 개장한 신코스에서는 토너먼트가 처음으로 치러진다. 출전선수 모두가 우승에 도전할 동등한 조건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챔피언을 예측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승부처가 될 홀에서의 플레이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범함 속에 돋친 가시= 수원CC 신코스의 느낌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홀이 별로 없어 호쾌하고 도전적인 샷을 날리고픈 욕심이 생길 만하다. 하지만 마음을 놓는 순간 일부 홀들은 숨겨뒀던 가시를 드러내고는 한다. 김용해 수원CC 사장은 "신코스는 보이지 않는 난이도가 숨어있다"면서 "편안하다고 느끼는 순간 절망을 불러오는 홀이 있다. 모든 홀에서 샷 하나하나 끝까지 신중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6,448야드의 코스 길이도 만만치 않다. 리베라CC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했던 이정은(23ㆍ호반건설)은 "코스가 꽤 길다는 느낌이다. 두번째 샷으로 쇼트 아이언을 잡을 수 있는 홀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아이언 샷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유소연(21ㆍ한화)도 "코스가 긴 데다 오르막 형태의 포대 그린이 여럿 있어 거리 조절이 쉽지 않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승부처는 '수원판 아멘코너'= 이번 대회는 인ㆍ아웃 코스를 바꿔서 진행된다. 평소 1번홀이 10번홀이 되고 10번홀이 1번홀로 바뀌는 것이다. 전반 마지막 3개 홀인 7ㆍ8ㆍ9번은 선수들 사이에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 아멘코너(11~13번홀)처럼 까다롭게 여겨진다. 7번홀(파3ㆍ160야드)은 오르막이어서 한 클럽 정도 거리를 길게 봐야 한다. 그린은 좁고 포대처럼 솟은 형태라 너무 길게 치면 그린을 넘기거나 내리막 퍼트를 남기게 된다. 그린 좌측 앞에 벙커가 있어 이 근처에 핀이 꽂힐 경우엔 티샷이 매우 부담스럽다. 8번홀(파5ㆍ547야드)은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홀이다. 오르막으로 시작되지만 세컨드 샷은 내리막, 세번째 샷은 다시 오르막 샷을 해야 한다. 드라이버 샷을 오른쪽으로 보내면 OB 위험이 있고 오르막 그린을 향해 치는 세번째 샷은 거리 조절이 쉽지 않다. 9번홀(파4ㆍ400야드)은 세컨드 샷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50도 이상 꺾여 있는 내리막 홀이다. 짧은 거리를 남기기 위해선 티샷을 오른쪽으로 보내야 하지만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만일 짧으면 오른쪽 숲이 그린 공략을 방해한다. 버디를 잡으려면 내리막인 두번째 샷에서 거리와 방향을 잘 조절하고 백스핀으로 볼을 멈춰 세워야 한다. 선수들은 전반 나인의 후반부를 무사히 넘긴 뒤 집중력을 유지해 비교적 평이한 후반 들어 타수 줄이기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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