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경제국 '인플레 공포' 다시 확산

인도·아르헨 물가상승률 9% 달해

글로벌 위기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과 신흥경제국간 물가상승률이 대조를 보이면서 신흥경제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을 맞이하지 못한 선진국과 지난해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경제국간 경제성장 속도차가 물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ㆍ아르헨티나가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 보다 무려 9% 이상 오르는 등 신흥경제국을 중심으로 물가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 반면 선진국은 오히려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신흥경제국을 중심으로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경제 회복에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원유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상품가격은 높지만 물가 자체는 높지 않아 정책당국자들이 인플레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는 반면 신흥경제국은 1년 전부터 본격화한 경기회복과 함께 물가도 급등해 골치를 앓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경우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7% 상승하며 1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1.5%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를 구성하고 있는 인도는 2월에 9.89%로 두자리 수에 육박하는 물가상승을 보였다. 브라질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8%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9.1%로 브라질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영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3% 오르는데 그쳤다. 물가상승의 큰 요인은 휘발유 가격 때문이다. 영국의 휘발유 값은 1년 사이 30% 가까이 급등했다. 독일ㆍ프랑스 등 선진국이 포진해 있는 유로존도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5% 상승하는데그쳤다. 2월의 0.9%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신흥경제국에 비해서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미국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2월 물가는 연기준으로 0.8% 하락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일본의 근원 물가는 2월 들어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일본은 2001년 이후 최악의 디플레이션을 맞고 있다. 무릴로 포르투갈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최근 "신흥경제국가들의 통화정책은 수요 억제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면서 "인도와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