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 창업시장에 이국적인 아시아 전통요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에스닉 푸드 전문점들이 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향신료 등으로 인해 소수 마니아층에게만 어필하는데 그쳤던 에스닉 푸드가 '맛의 한국화'를 통해 대중화에 성공하며 평소에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정착됐기 때문이다.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베트남쌀국수전문점 '호아빈'(www.hoabinh.co.kr) 대학로점도 개업 두 달 만에 대학로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165㎡ 규모의 작지 않은 매장이지만 주말 저녁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월 매출은 5,000만원에 이른다. 이곳을 운영하는 박성도(38) 사장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베트남쌀국수를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한 것이 성공 비결이 됐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건설업을 하시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잠시 부산에서 사업을 거들었던 박 사장은 자신의 목표인 외식업 경영을 위해 상경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데 중점을 뒀다. 몇 가지 아이템을 갖고 사업성을 분석하던 중 그가 선택한 것이 베트남쌀국수. 박 사장은 "음식의 세계화 추세와 더불어 웰빙 트렌드에 맞는 음식이기 때문에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쌀국수는 박 사장과 가족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은 베트남쌀국수를 먹을 정도였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고추기름과 청양고추 등으로 매운맛을 살리고 오향ㆍ계피ㆍ팔각 등 11가지 한약재를 넣어 우리 입맛에 맞춤으로써 호아빈의 베트남쌀국수가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육수에 한약재를 가미해 베트남쌀국수 특유의 향신료 맛과 느끼함을 없애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담백한 맛을 살린게 호아빈 쌀국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쌀국수를 비롯해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는 점도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요즘에는 다이어트에 민감한 20~30대 여성 고객들은 물론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들도 쌀국수를 많이 찾는다. 저녁에는 '월남쌈 구이&샤브', '월남쌈 스페셜', '월남오리수육' 등 식사는 물론 술안주로도 가능한 퓨전요리가 많이 나간다. 박 사장의 점포는 상권 특성상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다. 연극 공연시간대에 맞춰 고객이 몰리는 특성 때문에 점포의 기동력은 필수다. 그는 "10분 만에 전 좌석이 다 찰 정도로 손님이 갑자기 몰리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하지만 본사의 체계화된 주방 매뉴얼과 손쉬운 매장 운영으로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별 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아빈은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육수를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고 모든 메뉴의 조리법도 매뉴얼화 했다. 특히 전문 주방장을 따로 두지 않고도 주방 운영이 가능해 초보자들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 박 사장의 창업비용은 165㎡ 규모의 점포 임차비용과 인테리어 등 시설비용을 모두 포함해 총 4억여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