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스케치’의 남준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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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같이 편안하고 친구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송을 해야죠.”
‘별이 진다네’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등으로 잘 알려진 포크 그룹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이 라디오 DJ로 변신했다. 지난 7일부터 시작한 CBS FM ‘여행스케치의 음악풍경’(오후 2시~4시)이 그 자리.
데뷔 17년째로 11장의 앨범과 3,0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 횟수를 자랑하는 ‘여행스케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지만 그들만의 서정적인 가사와 편안한 멜로디로 대중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80~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은 그들의 곡을 흥얼거리고 축제 무대에서 그들의 통기타 공연을 봤음 직 하다.
데뷔 후 17년간 좀처럼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만큼 이번 라디오 진행은 그만큼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 그는 “다른 FM 라디오방송처럼 말장난만 하는 프로그램은 만들지 않겠다”는 말로 운을 띄웠다.
“여행스케치가 만들어온 우리만의 편안한 느낌을 방송에서도 이어가고 싶어요. 그렇다고 마냥 차분하고 조용하게만 가진 않을 겁니다. 사실 제가 좀 방방 뛰는 스타일이거든요. 나른해진 오후에 청취자들 지루하게 하지 않을 자신은 있어요.”
‘여행스케치’하면 만년 대학 동아리일 것만 같지만 벌써 마흔을 눈 앞에 둔 중견이다. 가요계에 이들만큼 길고 꾸준한 활동을 하는 그룹도 드물다. 많은 팬들은 아직도 17년 전 ‘별이 진다네’같은 어쿠스틱한 음악을 기대하지만, 그들은 지금도 새로운 변신을 꿈꾼다.
“장르에 연연하진 않고 싶어요. 올 가을 발표할 새 앨범에선 강렬한 록 비트 음악도 선보일 겁니다. 그간 방송 출연을 꺼려 온 게 사실이지만, 여행스케치의 느낌을 살릴 수만 있다면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에요.”
라디오를 시작한 지 2주가 채 안 됐지만 벌써 신청곡 사연으로 북적인다. “아버지께서 매일 청취 소감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신다”며 자랑하던 그는 “매일 먹는 식사처럼 부담 없이 청취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