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 "마지막 모습 너무나도 평온"

측근들이 전하는 임종순간
이희호 여사 "하나님 마지막으로 한번만…" 안타까운 기도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세 아들 홍일(왼쪽부터)·홍업·홍걸씨 등 가족들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을 끝까지 지켰다.

박지원 의원과 최경환 비서관 등 임종을 지켰던 측근들이 전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종 순간은 평안함 그 자체였다.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세 아들 홍일(왼쪽부터)ㆍ홍업ㆍ홍걸씨 등 가족들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을 끝까지 지켰다. 박 의원은 “오늘 서거 30분 전인 오후1시10분께 (이희호) 여사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병실에 모두 모이셨다. 여사님께서 대통령님께 여러 말씀을 계속 하셨고 자제분들께도 말씀을 하셨다. 주치의가 ‘이제 곧 운명하실 것 같다’고 연락해 권노갑ㆍ한화갑ㆍ한광옥 전 의원 및 안주섭 전 경호실장 등이 임종 순간을 지켰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오랫동안 김 전 대통령을 모셨지만 마지막 돌아가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평온하셨다”며 “며칠 전부터 표정이 너무 평화롭고 좋으셔서 건강(회복)의 기적을 믿었다”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이 여사님은 오전 내내 김 전 대통령 곁을 지키셨고 오전11시50분께 몸이 불편한 김홍일 전 의원이 가족 중 마지막으로 도착했다”며 “임종을 20여분 앞둔 1시20분께 이 여사께서 ‘하나님,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저희에게 (김 전 대통령을)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하셨다”고 임종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5분 뒤인 오후1시25분께 병실에 있던 모두가 ‘사랑해요’라며 고별인사를 했다. 최 비서관은 또 “서거 전날인 지난 17일 저녁7시45분께 마지막 면회 당시 이 여사께서는 대통령의 얼굴을 쓰다듬으시며 ‘하나님께서 당신을 지켜주시고 꼭 일어나실 거예요’라며 간절히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고인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일기를 썼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유서를 남기지 않으셨다고 한다”며 “혹시 그 일기에 (유언으로 볼 만한) 그런 얘기를 남겼는지 여사께서 챙겨보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에게 얘기하지 않고 유서를 작성해 생전에 쓰던 책상과 서랍 등에 보관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감옥 등에 있으면서 몰래 여사님과 주고받은 편지를 토대로 또 다른 옥중서신을 집대성해 곧 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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