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기업 실적행진은 계속된다] 위기관리 능력 탄탄… '악천후' 에도 꿋꿋

삼성전자·현대車·SKT 등 원화강세·고유가 악재불구
외형성장·수익성 두드러져 "올 목표달성 무난" 자신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은 지난해 환율 하락,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침체 등 삼중고(三重苦)ㆍ사중고(四重苦)에 맞서 흔들림없는 실적을 나타냈다.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단군 이래 최고 실적을 나타냈던 지난 2004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적표를 보인 셈이다. 이익면에서 다소 주춤한 기업도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다져진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올해도 순이익 조단위 클럽기업들이 꾸준히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ㆍ바람 몰아쳐도 ‘성장 노하우’ 유지한다=지난해 국내 기업은 불리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외형성장을 이어가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인 상장사를 기준으로 총매출액은 631조8,000억원으로 지난 2004년보다 3.93% 늘어났다. 순이익은 47조4,000억원으로 2.1% 가량 줄었지만 2004년에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IT부문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원화 강세와 고유가 등 세계경제의 둔화 속에서 거둔 실적이어서 충분히 의미를 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환율하락과 유가상승 등 악재에 맞서면서도 4대 성장엔진인 ‘메모리ㆍ디스플레이ㆍ이동통신ㆍ디지털TV’ 등의 성장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매출 57조4,570억원에 영업이익 8조600억원을 나타냈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산 철강제품의 저가 공세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응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거뒀다. 포스코는 전년보다 1.7% 줄어든 2,870만톤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면서도 매출은 9.6% 늘어난 21조6,95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K㈜는 매출액증가율 25.9%로 국내 제조업체 중 수위를 달렸다. 고유가에 힘입어 지난 2004년 17조4,000억원이었던 매출이 21조9.1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순이익도 2.8% 가량 늘어났다. ◇알짜기업 실적행진 올해도 이어진다=내수 회복에 힘입어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이 크게 확대된 기업도 국내외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의 경우 수익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케이스. 현대자동차 매출은 2004년과 비숫한 27조4,000억원이었지만 순이익은 28,3% 늘어난 2조3,100억원을 나타냈으며 SK텔레콤도 매출 10조원을 웃돌며 4.7%의 외형성장을 달성한 가운데 25.2%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17.3%의 매출 증가에다 19.6%의 순이익증가율을 보여주며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종합상사인 LG상사도 매출과 수익 증대라는 두 토끼를 사로잡았다. 특히 LG카드는 1조3,6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최근 기업 경영환경은 환율 급변동과 고유가 등 이중ㆍ삼중의 파고가 휘몰아치는 형국이다.하지만 이 난관을 뛰어넘어 올해도 기업들의 실적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63조6,000억원의 매출에다 지난해를 웃도는 영업이익, 9조2,300억원의 설비투자, 6조800억원의 R&D(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실적 목표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만큼 올해 목표달성은 무리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매출 2조5,900억원으로 2조원대 벽을 깬 한국타이어는 여세를 몰아 올해 3조원 돌파를 다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도 올해 경기호전에 힘입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순익이 커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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