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호전땐 수급불균형 우려"

올 분양물량 27만가구로 지난해 49%수준 그쳐
"미분양 16만가구…당장 집값엔 큰 영향 없을 것"


각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 분양을 꺼리고 있어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반전될 경우 공급부족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지금은 건설업체들이 사느냐 죽느냐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공급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급격히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몇 년 후 시장이 좋아지면 수급 불균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실장은 또 “외환위기 당시 건설업계가 많이 무너지면서 지난 1999년도 공급물량은 20만가구에도 못 미쳤는데 2001~2002년 부동산시장 회복과 맞물리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분양물량을 27만8,000가구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9월 현재 분양물량이 17만3,000여가구이고 최근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을 미루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분양물량은 이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분양물량을 27만8,000가구로 가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지난해 사업승인실적의 49% 수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올해 아파트 허가 비중이 크게 줄면서 내년 아파트 분양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건설산업연구원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16만가구에 육박하고 실물경제 위축 등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당장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규현 GS건설경제연구소 박사는 “건설사들이 수년간 계속 공급을 줄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아직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고 입주 예정인 물량도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공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보다 수요 위축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