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환율 바닥 다가오나
당국 시장개입 자제에도 역외매수세 유입 장중 반등일부선 단기급락 진정 기대감속 "强달러 반전" 전망도
환율 한때 1,090원 붕괴…1.7원 내려 1,090.3원
“집중폭우는 거의 지나간 것이 아닌가.”
최근 한달간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원ㆍ달러 환율 시장에 다소나마 저점이 형성되는 신호가 잡히고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16일 장중 반등은 역외 매수세 유입 때문. 달러값이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외환시장을 지배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매수는 이날도 잠잠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금요일 이후 별다른 개입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원ㆍ달러 시장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이 외환시장을 방치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은이 4조원 가량의 통안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여서 실탄이 바닥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환율 낙폭이 커 환율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공세가 워낙 거셌기 때문에 개입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수출업체들의 매도물량이 잦아드는 시점에서 개입,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급락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종수 외환은행 차장은 “이날 들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달러약세 대세론’ 속 달러화 강세 반전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다이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ㆍ일본 등 대부분의 지역들이 달러약세를 계속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만약 미국경제 약화와 달러화 하락이 맞물린다면 유럽과 일본 모두 이중폭격을 당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고유가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으며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들도 개입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 추이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올초 엔ㆍ달러가 104엔까지 떨어졌을 때 추가하락을 예상했지만 곧 반등해 110엔을 넘어섰다”며 “원ㆍ달러 환율도 바닥이 가까워진 것이 아닌가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11-16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