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민연금관리공단 제9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인경석이사장(53·사진)은 『연금에 대한이 대국민 홍보가 아직도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노후를 보장받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곧 국민연금이란 인식을 심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연금관리공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은?
▲여러 사회보장제도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제도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업무를 수행하는 공단의 이사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난 4월부터 도시지역주민에게 국민연금을 확대실시함으로써 전국민연금의 닻을 올린 지금은 국민연금제도가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명실상부한 국민복지의 요람이 될 수 있는냐 하는 매우 중차대한 시점이다. 전국민연금확대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이 연금제도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그러한 국민적 관심이 연금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를위해 제도의 필요성을 알리는 지속적인 노력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기금과 관련하여 국민들의 불신이 많았다. 기금운용현황은 어떤가?
▲그동안 연금기금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간의 기금조성내역과 운용결과 등을 살펴보면 연금기금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다. 5월말 현재 기금은 총 50조1,000억원이 조성, 연금으로 9조4,000억원을 지급하고 40조7,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조성된 50조1,000억원중 약 13조6,000억원이 기금을 운용하여 얻은 수익이다. 국민연금기금은 가입자에게 장래 연금급여를 지급할 책임준비금으로서 그 성격상 단기적인 수익추구 보다는 장기재정의 안정을 고려하여 공공성·수익성·안정성의 원칙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그동안 문제가 제기되어온 공공부문의 투자는 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운용하고 있는데, 작년말 법개정후 그 이자율은 국민주택채권 1종의 전분기 유통수익률의 평균을 지급받고, 기금의 금융부문수익률과 차이 발생시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한층 강화되었고 올 1월29일 공공자금관리기금법이 개정됨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의 의무예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여 2001년부터는 공공자금에의 예탁이 완전 폐지되게 된다. 그리고 공공부문에의 투자는 도로,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으로 투자되어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책임준비금성격의 국민연금기금은 단기적 수익만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도 공공부문 투자의 한 이유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만일 IMF하에서 수익성만 추구하였다면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수지에 관한 계산을 하여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국민의 동의하에 연금재정의 장기적 안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수를 종전의 15인에서 20인으로 늘려 이중 60%인 12명을 가입자대표로 구성하여 기금운용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실히 보장받게 되었다.
-연금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가입한 도시지역가입자의 신고소득이 대체로 실제소득 보다 낮게 신고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공단에서는 국세청의 과세자료나 통계청의 업태별 조사소득, 의료보험 부과자료 등의 준거기준들과 비교하여 소득을 상향하여 신고토록 유도해 나가고 있다. 현재 약 1만여명의 길라잡이와 공공근로요원 및 공단 전직원이 소득상향작업에 임하고 있고 국민연금제도의 근본취지와 필요성을 충분히 알리고 있어 상당부분 상향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설득해나갈 생각이다. 또 정부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에「도시자영자 소득파악위원회」를 구성, 합리적인 소득파악방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이 위원회에서 좋은 방안이 나오면 이를 적극 활용함은 물론 공단 자체적으로도 소득파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가입자간의 형평성문제를 적극 해소해 나갈 것이다.
-일부에서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분리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형평성의 문제 때문에 분리운영을 대안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역가입자의 다수는 서민들로 이들은 형평성 논란의 대상이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절실히 필요로하는 계층이다.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분리 운영한다면 이는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기위한 사회보장제도로서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취지에 어긋난다. 나아가 국민통합의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 분리운영을 하더라도 자영자 소득파악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분리운영을 하
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납부예외자가 많아 전국민연금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이것이 연금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납부예외는 강제적용이라는 제도의 경직성을 고려, 이를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두어진 제도로서 소득이 없는 기간은 가입자 자격은 유지하되 보험료 납부는 일시적으로 유예시켜주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보험이다. 한번 납부예외에 있다고 영원히 납부예외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라도 소득이 있으면 보험료 납부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IMF와 같은 특수한 상황하에서 납부예외자의 수가 많다고 하여 이를 흔히 언론에서 표현한 대로 「반쪽연금」이란 것은 옳지 않다. 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기간은 연금액 계산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납부예외자가 연금재정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납부예외자의 유형을 살펴보면 IMF로 인한 실직, 휴·폐업, 일감이 부족한 일용직 그리고 학생 및 군인 등으로 실제 소득이 없는 분들이 다수이다. 학생·군인은 그 신분이 변동되면 보험료를 납부토록 유도할 것이며 아울러 무소득자의 경우도 경기가 호전되고 있으므로 점차 소득활동에 종사하게 되어 보험료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소득이 있음에도 보험료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납부예외자로 신고한 일부 제도거부자들의 경우에는 보험료 납부대상으로 전환토록 적극 유도해 나갈 것이다.
-도시지역가입자의 신고소득이 낮아 기존가입자의 연금지급액이 감소된다던데 대책은 있는가.
▲국민연금은 가입자의 전생애 동안 관리되고 연금을 받기시작하는 해의 전년도 전체가입자의 평균소득은 물론 전생애에 걸친 본인의 소득평균액에도 비례하여 계산되기 때문에 한두해의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내년 4월부터 2001년 3월 사이에 연금을 새로 받기 시작하는 분들은 다소 영향을 받게된다. 때문에 우리 공단에서는 올해말까지 평균소득을 최대한 높이고자 고소득층중에서 소득을 낮게 신고한 사람에 대한 소득상향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연금액이 많이 하락되는 경우에는 손실분을 보전해 주는 방안도 신중히 강구하고 있다.
-순수하게 공단의 문제이긴 하나 직원들의 업무가 과중하고 처우는 열악한 데 직원들 사기진작 방안을 밝혀달라.
▲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그간의 업무추진 상황을 살펴보니 도시지역 연금확대사업을 위해 직원들이 불철주야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전국민연금의 조기정착을 위해 전직원이 힘을 합쳐 열심히 일하고 있고 우수한 직원도 많아 무척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임금수준은 의료보험 등의 유사기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 여러 어려운 사정은 있으나 직원들에게 적절한 대우는 해줘야 된다고 본다. 특히 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국민들을 위해 성실히 봉사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을 통한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공단의 이사장으로서 이를 위한 노력을 최선을 다하겠다.
-공단의 기금운용에 관한 혁신방안은.
▲그동안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 따라 전문펀드매니저를 채용해 투자에 활용하는 등 꾸준한 개선을 하여 왔으나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공단에서는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 그리고 독립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기금운용조직을 대폭 개편해 나갈 것이다. 현재의「기금운용실」을 「기금운용본부」로 확대개편하고 본부장을 외부전문가로 적임자를 공개 모집, 책임경영케 하는 한편 전문펀드매니저를 더욱 증원해 기금운용조직을 강화하는 등 전문가가 투자하고 운영하는 선진국 수준의 전문집단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작년말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연금재정안정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공단의 기금운용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이사장으로서 가입자인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선진국은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한지 이미 50~100년이 되어 노후에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제도의 시행역사가 11년에 불과하여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관계로 국민연금제도가 가장 핵심적인 사회보장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크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현재는 연금수급자가 약 23만명에 불과하지만 농어민에 대한 연금실시 5년을 맞는 내년부터는 수혜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되리라 본다. 국민연금제도는 평소 보험료를 조금씩 부담하였다가 노후나 장애 및 사망 등 어려움을 당했을 때 안정된 생활을 유지해주는 사회보장제도인 만큼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제도가 그 뿌리를 굳건히 내리기 위해서는 제도의 주인인 국민들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점 간곡히 부탁드린다.
우리 공단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신정섭 기자 SHJS@SED.CO.KR